부산 동구청, 소녀상 철거두고 비난 폭주로 `업무마비`

부산 동구청, 소녀상 철거두고 비난 폭주로 '업무마비'

부산 동구청이 주한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소녀상을 철거한 것을 두고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업무가 마비됐다. 사진은 29일 일본영사관 앞에서 소녀상 모형과 나란히 "소녀상을 돌려내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 연합뉴스

부산 동구청, 소녀상 철거 두고 비난 폭주로 업무마비

부산 동구청이 주한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소녀상을 철거한 것을 두고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업무가 마비됐다. 29일 오후 부산 동구청 인터넷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마비됐으며, 동구청 직원들 역시 연이은 항의 전화에 업무를 제대로 할수 없을 지경이다. 특히 철거 업무를 담당한 해당 부서와 함께 구청장실에 항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소녀상 건립을 왜 허용하지 않느냐', '압수한 소녀상을 돌려줘라', '소녀상 철거를 주도한 공무원이 우리나라 공무원이 맞느냐'라는 등의 내용이다.

심지어 구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도 자괴감을 토로하는 직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무리 상부의 지시라지만 시킨다고 다하면 공무원이 아니다. 너무 부끄럽다"는 글에 대해 전날 철거에 동원됐던 직원은 "어제 저도 현장에 있었다. 죄송하다. 죽고 싶다"고 댓글을 달았다.

부산 동구청은 한일 위안부 합의 1주년인 지난 28일 시민단체가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소녀상을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로 철거·압수했다. 소녀상 설치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경찰이 충돌을 빚는 과정에서 40여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소녀상 건립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박삼석 동구청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 참석하려고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박 청장의 휴대전화는 아예 꺼져 있엇다. 관련 공무원들 역시 업무 등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한편,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2시 소녀상 반환을 촉구하기 위해 동구청을 항의방문을 했으며, 매일 일본영사관 인근 정발장군 동상에서 야간집회와 24시간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