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캠퍼스에 나타난 천연기념물 수달

"연못서 물고기 먹는 것 봤다" 온라인 게시판에 잇단 제보…전문가들 "수달 맞다" 결론

지난 25일 오전 4시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캠퍼스 내 한 연못에서 발견된 수달의 모습. 출처:
지난 25일 오전 4시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캠퍼스 내 한 연못에서 발견된 수달의 모습. 출처: '경북대학교 대신 말해드려요'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 캠퍼스에 나타난 수달'.

경북대학교 캠퍼스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목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경북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못에서 물고기를 먹는 동물 모습을 찍은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25일 오전 4시쯤 '일청담'에서 물고기를 먹는 듯한 동물을 보았다"면서 "가까이 다가가 불빛을 비춰보니 무슨 동물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수달 같았다"고 밝혔다. 일청담은 경북대 캠퍼스 안에 있는 지름 35m 규모의 연못이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댓글이 1천여 개가 달리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학생들은 "족제비라고 하기엔 너무 커 보이고 한눈에도 너구리는 아니다"면서 "신천에 사는 수달이 이사를 온 것은 아닐까"고 추정했다. 또 "겨울이라 먹이가 부족해 찾다 보니 학교까지 들어온 것 같다. 수달이 맞다면 일청담 물이 1급수라는 뜻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사진을 본 전문가는 수달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회장은 "수달이 그곳을 자기 영역으로 삼은 것이라기보다는 먹이를 구하려고 잠시 머문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천이나 금호강, 낙동강에서 서식하는 수달이 하수구를 타고 이동해 주택가 등 도심 곳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1, 2월 번식기를 앞두고 영역 다툼이 심해 외곽으로 밀려난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도원지변 월광수변공원에서도 나무 아래에 웅크리고 있던 수달 한 마리가 발견돼 구조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수달을 발견하면 일단 거리를 두고 관찰하되 주변에 수달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가 있거나 움직임이 비정상적일 때는 119와 구청 등에 신고하는 게 좋다"면서 "수달이 자주 목격되는 것은 신천이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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