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친박 핵심들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당 쇄신을 위해서 친박 핵심들이 자진 탈당해야 한다면서 결단 시한을 다음 달 6일로 정했다. 인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필요성까지 시사하는 등 강도 높은 인적 청산 계획을 내놓자 친박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적 청산 없이 비상대책위를 구성해서 뭐하나. 이걸(인적 청산) 해야 비대위원이 오셔도 뭐든지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적 청산 대상으로 ▷박근혜정부에서 당 대표, 정부 주요 직책에 있었던 사람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하고 패권적 행태를 보여준 사람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며 무분별하고 상식에 어긋난 언사로 못난 행태를 보인 사람을 지목하며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이어 인 위원장은 "본인과 국민들이 잘 알고 계신다.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대상자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발언은 최경환 의원과 이정현 전 대표, 서청원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김무성'이정현 전 대표가 박근혜정부에서 새누리당을 이끌었고, 현재 새누리당에 남아 정치를 하는 사람은 이정현 전 대표밖에 없다. 또 정부 주요 직책에 있었던 사람은 경제부총리를 맡은 최경환 의원을 지목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 패권적 행태를 보여준 이들은 비박계가 최 의원, 이 전 대표와 함께 '친박 8적'으로 꼽은 친박계 핵심 의원(서청원'조원진'이장우'홍문종'윤상현'김진태)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또 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필요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인적 청산 대상에 대통령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인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사람 이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았고, 박 대통령도 그 원칙에 포함된다"며 모호하게 답했다.
남은 것은 친박계의 결단이다. 인 위원장이 결단 마지노선을 다음 달 6일로 통보하면서 고민할 시간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친박 핵심들이 스스로 탈당하지 않으면 다음 달 8일 기자회견에서 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내놓는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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