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승민 의원에 듣다] "대구경북 정치 살리는 길은 국가 개혁에 앞장 서는 것뿐"

유승민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 듣는 그도, 부르는 사람도 어색한 수식어다. 유 의원은 17년간 몸담았던 친정을 떠나 개혁 보수의 깃발을 내걸고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보수는 '지키는 것'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헌법 가치와 국가 안보, 무너져 가는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다. 유 의원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치와 새 정책으로 제대로 된 보수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과 덕목은.

▶공감과 소통 능력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가장 어렵게 하는 문제가 뭔지 알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감 능력이 있는 지도자인 것 같다. 우리 국민이 지금 원하는 대통령은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람, 시대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누구의 '아바타'가 아닌 사람을 원한다. 관료들이나 교수들이 써준 대로, 자기 가슴과 머리에 생각 없이 대통령이 돼 나라를 이끌면 선거를 이기는 데만 몰두하게 된다. 국민의 문제를 진단하고, 평소 늘 고민하고, 개혁 해법이 자신의 머리와 가슴속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대통령이 된 뒤에 배우겠다고 하면 늦다.

-개혁보수신당이 대구경북에서 착근할 가능성은.

▶저는 대구 지역구 의원으로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에 찬성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연민과 동정보다 최고위 공직자로서 저지른 헌법과 법률 위배 사실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경북만큼 '진박' 공천을 하고 현역 의원의 목을 친 지역이 없다. 후진 공천이 이뤄진 곳이다. 저는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지난해 10월 계산성당 강의에서 '대구가 개혁의 중심이 되자'고 이야기했다. 대구경북의 정치를 다시 살릴 유일한 길은 나라에 필요한 개혁에 대구경북 정치인이 앞장서는 것뿐이다. 대구경북은 영남 사림(士林)의 정신이 그대로 이어져 와 공과 사를 구분하고 개인보다 국가를 생각한다. 대구경북 민심은 느린 속도로 변하지만 한 번 변하면 쉽게 돌아서지 않는다. 내년이 되고 탄핵 결판이 날 때쯤 TK 민심이 상당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과 보수신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국민들께서 '그 나물에 그 밥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에서 오랫동안 정치하던 사람들이 만든 당이니 뭐가 다르냐, 맞는 말이다. 의원들끼리 모여 회의할 때도 '우리는 새누리당과 뭐가 다르냐'라는 질문이 제일 자주 나온다. 신당에 대해 '유승민 사당' '김무성 사당' 이런 말을 하는데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화된 새누리당이 싫어 나온 사람들이다. 쉽고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헌법 가치를 제대로 지키는 정당을 해보자고 나온 것이다. 우리는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과 달라야 하고, '개혁+보수'니까 새누리당과도 달라야 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정치, 새 정책으로 제대로 된 보수는 어떤 것이라고 보여줄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첫 번째는 경제 위기, 두 번째는 안보 위기다. 저성장과 저출산 문제, 양극화와 불평등, 불공정 거래 등 수십 년 동안 쌓여서 구조적인 문제가 생겼다. 이런 문제를 그대로 두고 기본소득을 얼마씩 모든 국민에게 주겠다고 주장하면 그것은 '포퓰리스트'다. 복지를 늘리고 싶으면 그만큼 돈을 거둬야 한다. 중부담 중복지다.

안보 위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북핵이다. 북핵 문제는 진보와 보수 정권 모두 잘했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진보 정권은 예전에 북한에 현금도 갖다주고 했지만 나아진 게 없었고,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을 제외하고 4차례 핵실험은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발생해 보수 정권도 별로 할 말이 없다. 북핵은 우리 민족의 생존이 달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북 정책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제3지대와 연대는.

▶'개혁적 보수'의 원칙에 동의하는 분들과는 누구와도 연대가 가능하다. 원칙 있는 연대가 돼야 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개인적으로 정치 경륜을 높게 평가하지만 그분은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됐고, 대북 정책, 한미 동맹, 사드에 대한 생각이 달라 그분과 같은 정당을 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 밖에 나가 신당을 하면서 외연 확대만을 위한 연대는 할 수 없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직전 만들어져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의원의 이념과 정책이 섞여 있다. 국민의당에서 안보를 확실하게 생각하고 민생은 개혁으로 가시는 분들은 연대할 수 있다.

-여야를 통틀어 대권 주자 중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생각해본 적 없다. 2005년 재보궐 선거에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하고 경쟁할 때도 승패에 관계없이 나갔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갈 때도 마찬가지고 단 한 번도 '내가 꼭 이겨야 된다' 생각하고 선거해본 적이 없다. 저는 승패에 신경 쓰지 않는다. 제가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면 하는 것이다. 승패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찍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대선 출마 선언은 언제 하는가.

▶최종 결심을 하면 출마 선언할 것이다. 10월 말 최순실 사건과 대통령 탄핵 사태가 터져서 제 일에 집중할 수 없었고, 제 생각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머지않아 말씀드릴 것이다.

-출마 선언 때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

▶저는 태생적으로 보수적인 사람이고, 보수 정치도 국민이 원하는 방향을 따라가면 희망이 있다고 늘 생각했다.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와 공화(共和) 등을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생각해 온 것을 말씀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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