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의류 산업의 위기…사상 첫 2년 연속 무역적자

수출액 4.8% 줄고 수입은 1% 늘어…단가 하락·중국 내수시장 침체 탓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일등공신이었던 섬유'의류 산업이 사상 처음 2년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수출은 줄어드는데 중국산 등 값싼 해외 제품 수입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우리나라의 섬유'의류 수출액은 124억2천6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다. 반면 수입액은 1.0% 늘어난 135억2천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입액은 2014년에 세운 역대 최대 기록 146억5천80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는 10억9천600만달러다. 전년 적자 규모(1억5천700만달러)보다 이미 크게 늘었다.

국내 섬유산업 생산 비중의 20%를 차지하는 대구경북의 사정도 비슷하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의 섬유(원사'원단'직물)'의류제품 수출액은 25억5천만달러로 추산된다. 2015년 27억8천만달러, 2014년 31억달러에 비해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수출단가 하락과 중국 내수시장 침체가 섬유'의류 산업 침체의 주 원인"이라며 "내년에는 베트남, 미국 쪽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섬유'의류 무역흑자는 1998년 사상 최대인 140억4천만달러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섬유'의류 산업의 외형이 줄고 수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섬유'의류 공장은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베트남 등으로 대거 이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된 중저가 의류 제품이 국내 시장으로 역류하면서 수입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가 심각하다. 중국과의 섬유'의류 교역은 2002년 처음 4억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15년째 적자 행진이다. 적자 폭도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미 39억3천5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12월분까지 집계되면 역대 최대 대중국 무역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섬유산업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약 5%를 차지하는 중요 산업"이라며 "인건비 때문에 봉제'의류 분야에서 중국, 베트남 등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지만 현재 우리 섬유 수출 1위 품목인 스판덱스같이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구조를 전환해 재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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