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동네 복지관]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실버 바리스타의 '아~ 뭐라카노', 청춘이 안 부럽다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청춘카페'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이 활짝 웃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의 특화사업인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의 특화사업인 '화병(火病) 해소 프로그램'.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실버태권도'는 최근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강좌다.

2005년 5월 9일 개관한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대구시 달서구 학산로 140)의 운영철학은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복지'다. 지역 어르신들이 보다 안정된 삶을 영위하고, 삶의 능동적인 주체로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달서구는 대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자치구이며,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은 대구에서 가장 많은 노인들이 이용하는 전문 노인복지기관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누적회원만 1만6천417명에 이른다. 매년 신규회원의 수도 850~1천여명 에 달한다. 문의 053)644-8310.

◆달서노인문화교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는 달서노인문화교실(평생교육 프로그램) 최고 인기 강좌는 단연 가요교실이다. 매 학기별(1년 3학기제) 2천700여 명의 회원들이 총 46개 강좌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요교실은 매 학기 530여 명의 회원들이 참가하는 인기 강좌다. 그러다 보니 복지관 강당에서 흘러나오는 가요교실의 노랫소리는 온종일 끊어질 일이 없다고 한다.

그 뒤를 잇는 강좌는 실버요가. 주로 할머니들이 많이 참여하는데, 240여 명의 회원들이 매일 요가를 통해 복지관의 아침을 열고 있다. 특히 강사로 활동하는 조정부(78) 할아버지는 40대부터 찾아온 질병을 60세에 우연히 접한 요가를 통해 물리치고 건강을 회복한 이력이 있다. 후에 요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복지관에서 요가강사로 나서면서 각종 TV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내비친 적이 있는 유명한 인물이다.

교육강좌로는 서예반의 인기가 높다. 현재 150여 명의 회원들이 등록한 상태인데, 자체적으로 회원 서화전시회를 열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배동화 할아버지는 "서예와 문인화를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글씨를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인격수양, 예술적 재능계발, 마음의 건강과 평안을 함께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자랑한다.

정보화 교육의 컴퓨터교육반(270여 명)은 매년 정원을 초과하는 바람에 추첨을 하는 인기강좌 중 하나다. 컴퓨터실에서 어르신들은 컴퓨터 기초교육뿐 아니라,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 만들기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이 자랑하는 강좌는 기획강좌다. 매년 회원들의 욕구를 반영해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것. 실버태권도는 최근 복지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강좌로 손꼽힌다. 최근 열린 승급심사에서 회원 전원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룬 데다, 지난달 열린 전국화랑대기무예대회에서는 품새 단체 부문 2위에 입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화(火)~통(通)하게 풀자!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특화사업으로 '화병(火病) 해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정신과협회가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등록할 정도로 우리나라 문화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병인 '화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

윤욱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장은 "화병은 화를 참는 일이 반복돼 스트레스성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이라며, "2015년에는 화병 증상이 있는 노인들의 감정표출 프로그램을, 지난해에는 노인 전문 상담인력 양성을 통한 화병개선 감정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는 3년 차 사업으로 화통극단 운영을 통해 화병 노인의 감정표출 장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11명의 노인 전문 상담원을 활용해 위기(우울, 자살예방 등) 및 다양한 생활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베이비 부머를 활용한 선배시민대학에서 홀몸노인 노후 생활설계 및 상담활동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노인세대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2016년 진행된 행복노년컨설턴트 사업도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만의 특화사업이다. 전문능력과 봉사활동에 열의를 가진 노인자원봉사단을 조직해 지역사회 내 우울을 경험하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우울 감소 및 예방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실버 바리스타가 만들어 가는 공간 '청춘카페'

"아~ 뭐라카노, 한잔 주이소." 지난해 6월 오픈한 뒤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의 명소로 일찌감치 자리 잡은 '청춘카페'는 복지관 어르신과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대표 커피인 '아 뭐라카노' '바닐라 띄아도' 같은 익살맞은 이름에, 최대 2천원을 넘지 않는 착한 가격에, 고객이자 '주인'인 어르신들의 떠들썩한 수다에 하루가 즐겁다. 청춘카페는 단순히 커피 판매뿐만 아니라 커피에 관심이 있고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과 배움의 욕구가 있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커피와 인문학' 강좌(10주 과정 수강료 4만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기, 약 80여 명의 수료자가 배출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베이비 부머를 대상으로 한 청춘바리스타 교육도 열려 수강생들이 한국커피협회에서 발급하는 '홈카페 마스터' 인증서를 받는 등 교육의 장으로서도 주목받는 중이다.

이수현(27) 강사는 "가정에서 손쉽게 핸드드립 커피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면서 "어르신들께서 커피 맛과 향을 제대로 음미하게 됐다고 말하실 때 정말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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