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20-50클럽

20-50클럽이 뭔가. 개인소득은 2만달러, 인구는 5천만 명이 넘는 나라의 조합이다. 쉽게 여길지 모르지만 20-50클럽에 든 나라는 전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193개 유엔 회원국 중 이 클럽에 든 나라는 7개국뿐이다.

그렇다 보니 모두 내로라하는 선진국들이다. 가장 먼저 20-50클럽의 신기원을 연 나라는 일본이었다. 30년 전인 1987년 인구 1억2천200만 명,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겨 클럽 가맹 1호가 됐다. 인구 2억4천497만 명의 미국은 그 이듬해 합류했다. 1990년엔 인구가 각각 5천671만 명, 5천669만 명이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었다. 인구 7천998만 명이던 독일은 1991년, 인구 5천861만 명이던 영국은 1996년에 소득 2만달러를 넘겨 20-50클럽에 들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야 20-50클럽의 관문을 뚫었다. 2010년 소득 2만달러를 돌파했지만 인구는 2012년에야 간신히 5천만 명에 턱걸이 했다. 그래도 영국의 20-50클럽 가입 이후 16년 만이었고 세계에서 7번째였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소득 기준을 먼저 채우고 인구 목표를 달성한 유일한 국가다.

20-50클럽 달성만으로도 대단한 것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20-50클럽에 가입할 나라가 나오기 어려워서다. 호주와 캐나다는 우리나라를 앞서는 고소득 국가지만 인구가 각각 2천380만 명, 3천515만 명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은 인구는 넘치지만 소득 수준은 턱없이 낮다. 그나마 스페인이 인구(4천856만 명)나 소득(2만7천600달러)에서 근접해 보이지만 카탈루냐 독립 문제 등으로 인구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작 우리나라가 목이 마른 이유는 따로 있다. 앞서 클럽에 든 여섯 나라는 예외 없이 20-50클럽을 넘어 30-50클럽에 들어서 있다. 이들이 30-50클럽으로 올라서는 데는 짧으면 4년(독일), 길게는 14년(이탈리아, 프랑스)의 세월이 걸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소득 3만달러를 약속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를 약속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소득은 6년째 2만달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더십 부재 상황으로 내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 평균 3.1%에도 못 미치는 2%대 낮은 경제성장률이 예고돼 있다. 이리되면 3년째 2%대 저성장이다. 30-50클럽 달성이 요원해 보인다. 입만 앞선 리더십으로 30-50클럽 문턱도 넘지 못할까 목이 탄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