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日보수층 신성시 이세신궁 참배…"땀 흘리는 자위대에 경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올해 첫 공식 일정으로 보수층이 신성시하는 이세신궁(伊勢神宮)을 참배했다.

아베 총리가 이세신궁을 참배한 것은 2012년 12월 두 번째로 총리에 취임한 이후 이번이 5번째다. 역대 일본 총리는 새해에 이세신궁을 참배해 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가한 G7 정상을 이세신궁으로 안내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후 각료들과 함께 미에현 이세(伊勢)시에 있는 이세신궁의 내궁과 외궁을 참배한 뒤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평온하고 풍성한 1년을 보낼 수 있도록 기원했다"고 이세신궁 참배 사실을 전하면서 자위대의 노고를 치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멀리 아프리카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하고 해적대처를 하면서 신년 휴일을 반납하며 국제평화를 위해 땀을 흘리는 자위대 대원들이 있다"며 "강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새삼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통상 일본 총리의 이세신궁 참배는 새해 업무 시작일에 이뤄진다. 아베 총리도 이날 올해 업무를 시작한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시는 신사다.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스쿠니(靖國) 신사와는 차이가 있지만, 보수층이 신성시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이세신궁이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종교시설이라는 점에서 현직 총리 방문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제1야당인 민주당의 렌호(蓮舫) 대표도 이날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이세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활동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렌호 대표는 "올해는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가 행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와 경제, 저출산 정책 등에서 현 정권과 다른 민주당의 색깔을 국민들에게 전달해 지지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24년 전에는 정권교체가 있었고, 12년 전에는 우정해산(우정민영화를 계기로 한 중의원 해산)이 있었다. 닭의 해에는 반드시 큰 정계의 움직임이 있었다"며 "닭의 해인 올해를 민주당이 날갯짓을 할 수 있는 해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