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썰매장 얼음 안 얼어 문 닫을 판, 방한 장갑·머플러 매출 반토막

신천스케이트장 운영 차질,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대회 인공얼음 쌓아 경기 열기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 특수'가 실종됐다. 썰매장이나 겨울 관련 축제들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고, 유통업계는 방한용품 판매가 반 토막 났다.

4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대구 평균기온은 각각 3.4℃, 5.3도. 5.2도 등으로 평년 같은 기간의 1.1도, 1.0도, 0.8도에 비해 2~4도 이상 높다. 낮 최고기온도 연일 10도를 넘어서는 '포근한 겨울'이다.

춥지 않은 겨울 때문에 썰매장이나 얼음축제 등 겨울관광특수를 기대하던 곳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구 도심의 신천스케이트장이나 이월드 눈썰매장 등은 기계를 이용해 눈을 만들거나 얼음을 얼려 겨우 운영은 하고 있지만 눈과 얼음이 계속 녹아 난감해 하고 있다. 이월드 관계자는 "미리 1m 두께의 눈층을 만들었지만 날씨가 따뜻한 탓에 눈이 빨리 녹아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북지역 얼음썰매장들은 얼음이 얼지 않아 아예 문을 닫을 지경이다. 매년 약 3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포항의 한 얼음썰매장은 지난해 12월 24일 문을 열었지만 얼음이 녹아버려 사실상 휴장을 하고 있다. 얼음썰매장 관계자는 "손님들이 왔다가 발길을 돌리고 있다.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 얼음이 얼기 전까지는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겨울 축제들도 행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달 중순 예정된 '2017 청송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인공구조물까지 동원했다. 예년 같으면 청송군 부동면 얼음골 암벽에 물을 부어 얼린 빙벽을 탔지만 올해는 암벽에 얼음이 얼지 않는 바람에 인공구조물을 동원, 인공얼음을 쌓아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아시아 3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 등 얼음이 얼어야만 열리는 행사들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유통업계도 날씨가 야속하다. 머플러나 장갑 등 방한용품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한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4일까지 장갑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점퍼 종류도 판매가 줄어든 편인데 특히 경량 다운점퍼보다는 두껍고 무거운 헤비다운의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며 "동성로 같은 번화가에서도 장갑을 끼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