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4차례 언론인 간담회를 가졌다. 편집'보도국장 2회, 정치부장 1회, 논설'해설실장 간담회 1회 등이다. 그런데 모두 서울에 본사를 둔 언론사만 상대로 했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지방 언론사가 36개인데, 이들 언론사는 쏙 뺀 것이다. 지난해 4월 서울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후 지방의 언론 및 여론수렴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홍보수석을 통해 지방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로 통보했다 미루고 다시 9월에는 꼭 약속을 지키겠다고 지역 출입기자단에 전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별다른 해명이나 설명 없이 그 약속은 온데간데없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검찰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임명한 검찰 총수의 지휘 아래 이뤄진 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비난하면서 대면 수사를 거부했다. 대국민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어긴 셈이다.
박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가까운 시일 내에 여러 가지 경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해 별도의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하지만 열흘 뒤 탄핵 소추안 국회 가결 때까지도 '경위 설명'은 없었다.
박 대통령은 공언한 약속을 수차례 지키지 않으면서 언론과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박 대통령은 3차 담화 이후 33일 만인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급하게 찾았다. 그것도 출입기자들이 춘추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과 한창 떡국 점심을 하던 중 "30분 후 대통령과 티타임을 갖겠다"고 홍보수석이 갑자기 공표했다.
박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자신에게 씌워진 공모 혐의와 뇌물죄 의혹을 전면 부인한 뒤 최순실 씨와의 관계에 대해 유독 강한 톤으로 말했다. 최 씨는 오래된 지인일 뿐 결코 국정 전반을 다 간섭하지 않았다는 게 요지였다. 최 씨의 영향이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으로서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국정을 운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티타임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심어주었던 불신 탓인지 이날 해명이 오히려 거꾸로 들렸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철학이나 소신 없이 전적으로 최 씨에 의존하면서 국정 전반의 농단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만 더 짙어졌다. 박 대통령은 핵심 대선공약의 하나인 '대국민 통합'은커녕 '대국민 불신'만 키운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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