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멍 뚫린 후두암 사진에 "담배 끊자"

흡연 경고 그림에 '금연 열풍'…금연클리닉 등록 월 100건 넘어

올해 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보여주는 흡연 경고 그림이 의무화되면서 금연 열풍이 일고 있다.

대구 한 보건소에 따르면 금연클리닉 등록 건수는 지난해 11월 70여 건에서 지난달 100여 건으로 증가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이 예고됐던 2014년 12월에 비해서는 폭이 작지만, 2015년보다는 금연 상담이 늘었다"며 "특히 새해 들어서는 전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목에 구멍이 뚫린 후두암 환자 사진 등이 그려진 담뱃갑에 대한 거부감이 금연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30년 동안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웠다는 정모(48'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인터넷을 통해 경고 그림을 봤다. 담배를 피우면 나도 저렇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는 것 같아 불쾌하면서도 두려웠다"며 "새해에는 담배를 끊거나 줄일 생각"이라고 했다. 한 편의점 주인은 "경고 그림이 들어가면 안 그래도 새해에 금연을 다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판매량이 더 줄 것"이라며 "경고 그림이 금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고 그림을 숨기기 위한 담배 케이스 판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담배 케이스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담배 케이스를 샀다는 박성균(27'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담배를 끊을 자신이 없어서 불쾌감을 주는 경고 그림을 숨길 수 있는 케이스를 구매했다"며 "경고 그림이 금연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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