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이후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과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팽목항은 '세월호 참사'의 현장이고, 봉하마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다.
반 전 총장 측 한 관계자는 이날 "두 장소의 상징성을 고려해 방문을 검토하는 건 맞다"며 "하지만 언제 방문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숙 전 주(駐)유엔 대사는 "12일 귀국 외에 확정된 일정은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반 전 총장이 두 장소를 방문할 경우 설 연휴가 시작되는 이달 27일 이전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다른 관계자는 "설 연휴 전에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의 행선지는 그 자체로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는 만큼 순서와 일정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다음 날인 13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현충원은 사당동 자택과 지근거리다. 역대 대통령의 묘역도 모두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의 선친 묘소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찾아뵐 것"이라고 반 전 총장 측은 전했다.
반 전 총장의 일정과 귀국 메시지 등을 준비하는 모임은 주로 광화문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다.
거의 매일 열리는 이 모임은 10명 이내의 소규모라고 한다. 김 전 대사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김봉현 전 주호주 대사, 곽승준 고려대학교 교수, 이상일 전 의원 등이 이 모임에 속해 있다.
오준 전 주유엔 대사,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박진 전 의원, 심윤조 전 의원 등은 의사 결정에는 참여하지 않되 외곽 지원을 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후 마포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한다. 광화문 모임도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캠프'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의 조직 구성도 이때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준비 모임이 캠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 전 총장은 귀국하자마자 대권 도전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형태로"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간략한 발언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이나 대선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 수 있으나, 반 전 총장 측은 "귀국 메시지도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예단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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