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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 지원 탓에 고용기피?…베트남, 女 근로자 권익 축소 추진

베트남 정부가 여성 근로자의 자녀 양육 지원 등 여권 보호책이 과도해 고용 기피로 이어진다며 이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현지 언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는 여성 근로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오는 4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 근로자에게 하루 1시간 휴식을 보장하고 여성 근로자가 생리할 때는 매일 30분의 휴식 시간을 주는 조항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또 6개월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인 말레이시아는 통상 60일, 인도네시아는 90일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고 있다.

하 딘 본 노동보훈사회부 법무과장은 "많은 기업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여성 근로자의 휴식 규정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 한국 제조업체 관계자는 "여성 근로자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이 길고 업무 규제도 엄격해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섬유'의류, 전기'전자 등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5천 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있다.

베트남 노동법상 임신 7개월 이상이 됐거나 생후 12개월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 근로자에게는 야근을 시키거나 장거리 출장을 보낼 수 없다. 또 여성 근로자가 결혼이나 임신했다는 이유로 사용주가 일방적으로 해고할 수 없다.

여성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며 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는 취지의 법규를 축소하면 노동계가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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