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22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받고 13일 오전에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친 심신에도 불구하고 귀가 대신 출근을 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50분 특검 사무실이 입주한 강남구 대치동 D빌딩을 나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오른 뒤 3∼4㎞ 떨어진 서초사옥에 도착해 41층 집무실로 향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임원, 직원들도 전날 이 부회장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이후 일손을 놓다시피 한 채 조사가 종료되길 기다렸다.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을 비롯해 대부분 임직원은 서초사옥에서 대기했고, 일부는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출근 직후 주요 팀장들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특검 수사에 대비한 논의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대가성 뇌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에 못 이긴 결과물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협박과 다름없는 요청을 하는데 과연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인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특검이 설령 혐의를 확신하더라도 글로벌 기업집단의 총수인 이 부회장이 기업활동을 병행하면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불구속 기소를 하는 게 합리적 처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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