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14일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안동 하회마을에서 만났다. 김 지사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와 인적 청산이라는 인 위원장의 새누리당 개혁 방향에 공감을 표시했고, 인 위원장은 김 지사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새누리당의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핵심 친박 인사들의 반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개혁에 두 사람이 마음을 모으기로 함에 따라 향후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김 도지사가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인 위원장은 하회마을에 3시간가량 머물며 김 지사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자리를 함께한 인 위원장은 "경북지역은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여러분이 역할을 해 오셨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나라를 든든히 지켜나가는 일에 경북지역 여러분이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 지사의 동참으로 개혁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지금 나라가 어렵고, 우리 새누리당도 휘청이고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엄청난 국난을 극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셨던 서애 류성룡 선생의 구국에 대한 지혜를 배우기 위해 하회를 찾았다"며 "서애 선생은 모함으로 정치적으로 탄핵을 당하시고, 이후 복원이 됐지만 정치에 다시 나서지 않았다. 이 같은 올곧음과 꼿꼿한 선비정신을 지금의 정치인들이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새누리당 내 인적 청산 대상 정치인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함께한 인 위원장 측근 인사도 "국정 혼란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다시 보수가 뭉칠 수 있다"며 "인 위원장의 새누리당 혁신에 김 지사의 큰 역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보수 결집과 보수의 정치혁신에 경북이 중요하고, 대구경북의 정치세력을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당내에서도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역할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인명진 위원장과 새누리당을 비롯해 국정 혼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며 "새누리당과 보수정치의 뿌리인 대구경북에서 지금의 혼란한 정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과 김 지사의 이날 의기투합으로 경북지역 새누리당 세력들이 당 개혁 작업에 속속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쯤 하회마을에 도착한 인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양진당(養眞堂)과 충효당(忠孝堂) 등 하회마을의 주요 건물을 돌아보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99년 방문 당시 심은 구상나무와 지난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해 심은 주목을 살펴보면서 "하회마을이 구국과 나라 사랑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바로 전날 귀국한 반 전 총장의 귀국보고 발언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혁신 중심이 '패권주의 철폐'인데 반 전 총장도 패권주의가 우리나라를 망친 것 같다고 해 같은 생각의 우군을 만난 느낌"이라며 당내 친박과 야권의 친문을 싸잡아 비판하며 반 전 총장과의 연대를 위한 '구애'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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