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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 '대체제'로 서문시장서 눈도장…반기문 대구방문 놓고 해석 분분

청년 리더들과 '삼겹살 대담', 딱딱함 버리고 소통 이미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대구를 찾음으로써 그의 방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러 해석이 있지만 결국 하나의 분석으로 집약된다. 보수진영의 대표를 자처하면서 보수의 상징 대구경북 표심을 사로잡은 뒤 보수진영의 단일후보로 떠올라 대권가도의 최종 승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대구경북 정치 중심지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위로했다. 박근혜 대통령 등 대구경북의 거물 정치인들이 밟았던 코스를 그대로 따랐다. 일단 이날 방문에서 현장을 지켜본 상인들은 물론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반응이 차갑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압도적 여론조사 지지율을 얻고 있는 대구경북 출신 대선후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대구경북지역민들이 그 '대체재'로 반 전 총장을 꼽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한 것이다.

새누리당 한 현역 국회의원은 "이명박'박근혜라는 대구경북 출신 대통령이 나왔지만, 다음 타자가 크게 부상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지금 정치적 진공상태를 느끼고 있다. 많은 지역민의 여론을 들어보면 문재인이라는 강력한 야권 대선후보가 나온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에 대적할 보수 성향 후보는 반 전 총장밖에 없다는 현실적 인식을 하고 있다. 반 전 총장도 이를 알고 있고 이를 배경으로 삼아 대구를 방문해 보수 표심을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진 대구경북 보수 지형을 한곳으로 통합해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 전달도 이날 방문을 통해 시도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분열된 보수를 재결집하는 역할은 반 전 총장밖에 없다는 현실적 상황을 이날 방문에서 보여줬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서문시장 방문에 이어 대구 청년 리더와 서구 내당동 한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대담을 가져 친서민 행보도 보여줬다. 고위 외교관이라는 딱딱하고 고상한 느낌을 벗어던지고 소통의 정치인 이미지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출신 한 전직 의원은 "반 전 총장의 고향이 충청도인데 대구경북 사람들이 생각보다 충청권 인사들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다. 그는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자세를 보이면서 보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TK에 대한 구애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엔 광주, 오후엔 대구를 찾음으로써 지역주의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유권자들에 대한 설득 효과도 동시에 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정치의 양대 거점이자 지역 대립의 대명사인 두 지역을 동시에 방문, 탈지역주의 노선을 표방하면서 그가 말하는 '정치 교체'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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