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뒤 곧장 서울 삼성 서초사옥 사무실로 출근하는 강행군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22시간의 밤샘 조사를 마치고 나온 13일에도 귀가하는 대신 서울 서초동 사무실로 곧장 출근했다.
통상 철야 조사가 아니더라도 검찰 조사 뒤에는 스트레스와 심신의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크다는 상식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재계 주변에서는 우선 이재용 부회장의 나이가 아직 49살이고 평소 관리를 잘해 건강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일종의 체력 과시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이 부회장의 이런 행동이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건강을 구실로 여론의 동정이나 선처를 요구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재벌 총수에 대한 검찰 수사 때면 자주 봐왔던 '휠체어 탄 회장님'의 모습을 연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내는 물론, 특히 해외 투자자나 관계사에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검 수사와 기소라는 긴박한 위기 상황 앞에서도 경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에 대한 강한 애착과 집념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보여주기 식의 연출된 모습이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그저 일상적 경영 활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나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역시 검찰 소환 조사 뒤 모두 회사로 출근했다.
이 관계자는 "같이 밤을 새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수사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공유하는 차원에서도 출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처분을 기다리기 위해 구치소에 안치됐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을 '낯선 공간'에서 15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부회장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은 영장실질심사 시간이라 걸렀고, 구치소에서 받은 저녁 식사는 입맛이 없어 제대로 먹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만에 이 부회장을 다시 맞이한 삼성이 내놓은 공식 입장은 한 문장이었다.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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