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년 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피해서 경주 최씨, 전주 최씨 일가가 정착해 마을을 일구었다는 수성구 범물동 진밭골.
농지가 지나치게 질어서 수전, 물밭이라 했다가 현재 진밭으로 불리고 있는 도심 속의 치유 공간이다. 매연과 복잡한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밭골은 더없이 소중한 휴식처이자,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자연의 보고다.
대덕산 용지봉(629m)을 바라보는 진밭골 정상에 위치한 이전지(池)에서 시작된 맑은 물은 4㎞ 굽이진 계곡을 따라 진밭골 입구인 대덕지에 이르고, 사계절 마르지 않는 물은 다시 범어천으로 흘러든다. 범어천은 굽이굽이 대구 시내를 가로질러 신천과 만나고 다시 금호강, 낙동강과 만난다. 그렇게 만나 바다로 향하는 것이다. 그러니 진밭골 계곡에 꽃잎 하나 떨어뜨리면 그 꽃잎은 물을 따라 큰 강과 바다로 흘러간다. 진밭골 계곡에서 아득히 먼 바다까지의 여정을 상상하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그동안 대구시 수성구청은 이곳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되도록 하기 위해 2015년 7월경 대덕지에서 진밭마을까지 8m 도로로 확장하고 이용 주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산책 코스가 될 수 있도록 전 구간에 인도를 조성하였으며 2010년 10월 진밭 정상에는 진밭마을 인근 10.2㏊ 규모의 산림에 치유의 숲과 야생화 군락지, 운동시설물, 야외무대, 산림욕대, 등산로를 갖춘 삼림욕장을 설치했다. 또 등산로 주변에는 창포와 초롱꽃 등 야생화를 흐드러지게 조성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지친 심신을 위안하는 길로 거듭나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진밭골 입구는 다양한 수종과 숲길 사이로 산책로가 꾸며져 있고, 산기슭에는 자연 친화적인 소나무림을 이용한 힐링숲, 산림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지난해엔 왕벚꽃나무와 넝쿨장미 외 여러 수종을 진밭길 전역에 추가 식재하여 봄이면 향긋한 꽃내음과 형형색색의 수채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연에 몸을 맡기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정자와 데크를 곳곳에 설치했고 계곡에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를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탐방로를 새롭게 개설하는 등 친환경적인 산책로로 탈바꿈시켜 많은 사람들이 찾기엔 전혀 손색이 없다.
올해엔 진밭1교 3천500㎡ 부지에 야영장(캠핑장)을 조성한다. 야영장은 일반 야영지 외에도 오토캠핑장과 취사동,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라니 기대가 크다. 야영장에는 진밭못에서 이어지는 사계절 가물지 않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자리 잡고 있어 적합성, 접근성, 효과성을 가져야 하는 캠핑 명소로 최적의 조건이다.
진밭골은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고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본다. 여기에 더해 대덕지 둑에 아마추어 예술 동호인들이 공연할 수 있는 간이공연장을 설치해 더 많은 주민들이 음악과 함께 자연을 노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뿐만 아니라 산림공원 부근에는 생활체육인들의 숙원인 체육관을 건립하고, 가까운 장래에 현재 814번 시내버스 회차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그 이전터를 공원, 풋살장 등으로 조성하여 그야말로 시민들의 허파와도 같은 기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범물동 진밭골은 하늘열차의 기점과 종점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사계절 내내 맑은 물이 계곡을 타고 흐르고 시원한 바람과 솔향기가 가득한 곳이다. 아무쪼록 대구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고 또 가고 싶은 도심 속 숲이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