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단서 대선 출마하는 이재명, 브라질 '룰라' 될 수 있을까

23일 성남 시계공장서 선언…이재용 영장 기각에는 반발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다.

출정식 장소가 특이하다. 지난 1979년부터 2년간 일했던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공단 내 오리엔트시계 공장이다.

이 시장은 초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면서 검정고시로 중앙대 법학과를 나와 사법시험으로 변호사가 됐다. 금속노동자 출신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03년 당시 세계적인 경기 호황 속에 풍부한 자원에 힘입은 수출 증대로 생긴 이익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대규모 복지 정책으로 지지세를 넓혀 갔다. 이 시장도 대기업과 각을 세우면서 서민 정책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최순실에게 건넨 뇌물 430억원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라며 "법이 정의를 외면하고 또다시 재벌권력의 힘 앞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토지 소유로 얻어지는 불로소득(400조원 자체 추정)에 대한 과세를 골자로 하는 '국토보유세' 신설을 주장하는 한편 "대기업 준조세 폐지 정책을 철회하라"고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촉구하기도 했다. 국토보유세가 신설되면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원이 제공되고, 그가 구상하는 세제 개편이 모두 이뤄질 경우에는 국민 2천800만 명에게 연간 100만원씩 지급될 것이란 게 이 시장 측 주장이다. "왜 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 하는가"라고 주장한 룰라 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인 것이다.

이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룰라 대통령이 의회에 자기 편이 많아서 잘된 것이 아니다. 그가 중도적 정치로 브라질 전체 발전을 만들어낸 것도 복잡다기한 정치 지형 속에서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탄핵 사태 이후 어수선한 정치권에서 복지 특화 전략을 계속 구사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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