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불 번진 집서 80대 할머니 구한 산불감시원

박정민 씨 발견 후 신속한 대응, 집 잃은 할머니엔 긴급 물품 전달

19일 이강덕 포항시장으로부터 표창패를 받고 있는 박정민(오른쪽) 산불감시원. 포항시 제공
19일 이강덕 포항시장으로부터 표창패를 받고 있는 박정민(오른쪽) 산불감시원. 포항시 제공

포항시 산불감시원들이 대형 화재를 예방하고 불길과 연기 속에 갇힌 할머니를 구했다.

17일 오전 11시쯤 포항시 북구 신광면 우각1리에 사는 최모(87) 할머니가 아궁이에 군불을 피워놓고 방에서 설맞이 준비를 하는 사이 불이 부엌 안에 가득 쌓아둔 장작더미로 옮겨붙었다. 다행히 산불감시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최 할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불이 난 걸 최초로 발견한 이는 박정민 산불감시원이다. 박 감시원은 우각리에서 약 8㎞ 떨어진 신광면 만석리 고주산 정상 산불감시탑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우각1리에서 희미하게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한 그는 곧바로 무전으로 상황을 전파했다.

이에 차동래 산불감시 기동요원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지은 지 70여 년 된 슬레이트집은 순식간에 불과 연기에 휩싸였다. 차 감시원은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가 난 것도 모르는 채 방안에 있던 최 할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이후 차 감시원의 신고로 5분 뒤 신광면 의용소방대에서 살수차를 지원했다. 10분 뒤 북부소방서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했다. 이번 화재로 집이 소실돼 최 할머니는 마을의 친척 집을 임시 거처로 삼고 있다. 신광면에서는 대한적십자사와 경상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최 할머니에게 긴급 물품을 전달하고, 신광면 새마을부녀회에서도 성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최 할머니는 "차동래 요원이 아니었으면 나는 저세상 사람이 됐을 것이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9일 간부회의에서 유공 산불감시원에게 표창패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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