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편의점 등에서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주고받는 모습이 어색해질지 모른다.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나선다.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주는 대신 선불카드에 충전해 주는 방식으로 동전 사용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23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1단계로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해 주는 방식을 도입한다. 효과가 입증되면 2단계로 거스름돈을 개인 계좌에 직접 입금해주기로 했다. 업종도 편의점 외에 다양하게 늘릴 계획이다.
한은이 동전 없애기에 나선 이유는 동전 발행'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제조비용 1천503억원 가운데 주화(동전) 발행 비용이 537억원을 차지한다. 여기에 관리'유통 비용까지 더하면 동전 사용에 따른 비용은 더 늘어난다.
매년 동전 발행 비용이 500억원을 넘는 이유는 낮은 환수율 탓이다. 앞서 한은이 지난해 6~9월 전국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잔돈으로 동전을 받더라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답변(46.9%)이 절반에 육박했다. 이런 이유로 동전이 집에만 쌓이고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아 새로 발행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동전 912억7천100만원이 발행되고 147억4천400만원이 환수돼 연간 환수율은 16.15%에 그쳤다. 반면 5만원권 등 지폐의 연간 환수율은 50%가 넘는다.
물론 동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동전 발행을 중단하거나 줄이지는 않는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동전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전자 지급결제 수단을 활용해 동전 사용을 줄여보자는 의도다. 동전 수요가 충분히 줄어들었다고 판단되면 발행량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장기적으로는 현금 없는 사회에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 CEO컨설팅 고건영 팀장은 "이미 현금 사용이 줄고 있다. 사람들이 현금 없는 세상에 익숙해진다면 일부 국가들처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현금 사용 중단을 선택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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