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발적인 에너지 '피아노의 검투사' 그녀가 대구 온다

세기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세기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대구시향의
대구시향의 '비르투오소 시리즈' 첫 번째 연주회를 개최하는 세계적 지휘자 조르다노 벨린캄피.

◇발렌티나 리시차 콘서트하우스 공연

건반 위의 마녀, 피아노의 검투사, 클래식 유튜브(You Tube) 스타 등 화려한 수식어를 대동하고 다니는 세기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가 대구에 온다.

2월 10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비르투오소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Ⅰ'에서 세계적 지휘자 조르다노 벨린캄피의 지휘 아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1번'으로 경이와 감동을 선사한다. '비르투오소'(virtuoso)는 '덕이 있는' '고결한'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현대에서는 표현기술이 탁월한 음악가, 그중에서도 피아니스트를 비롯한 기악 연주자를 지칭한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러시아 음악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작곡했다. 그는 자신의 기교에만 집중한 작품에 머물지 않고, 창의적인 요소를 개발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화려한 기교 위에 풍부한 선율과 깊이 있는 사색, 그것을 꿰뚫는 러시아적 색채까지 어우러져 매력적이다.

이날 연주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그가 모스크바 음악원 재학 시절 완성해 1900년 전곡 초연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연주되는 악보는 1917년 가을, 한 차례 철저한 개작 이후 1919년 또 한 번 수정을 거친 것이다. 이 개정본은 최초의 악보와 비교해 보면 초보 작곡가의 빈약했던 기교와 관현악법은 보완되었지만, 처음의 순수했던 작곡 구상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 개작을 끝으로 라흐마니노프는 가족과 핀란드로 망명, 미국에 정착해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았다. 모국에서 쓴 마지막 작품인 것이다.

총 3악장으로 이뤄져 있고, 힘찬 팡파르와 함께 피아노의 현란한 카덴차로 시작된다. 1악장의 환상적인 분위기에 이어 일종의 환상곡이라 할 수 있는 2악장에서는 깨끗하고 차분한 북유럽풍 낭만이 넘치며, 피아노 독주가 러시아풍의 선율을 완성한다. 끝으로 3부 형식의 3악장에서는 격렬한 에너지와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느린 감성이 공존하며 화려하게 전곡을 마친다.

발렌티나 리시차는 2013년 가을, 첫 내한공연과 2015년 대구 리사이틀에서 3시간이 넘는 연주로 폭발적인 힘과 열정을 보여줘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3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탁월한 재능을 보인 발렌티나 리시차는 키예프 음악원 시절 지금의 남편 알렉세이 쿠즈네초프와 호흡을 맞춰 '머레이 드라노프 투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로린 마젤, 파보 예르비와 같은 거장 지휘자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발렌티나 리시차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파리오케스트라, 로테르담필하모닉, 시카고심포니, WDR SO 쾰른, 샌프란시스코심포니, 서울시향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다수의 음반과 디브이디(DVD)를 발매했는데, 그중 쇼팽의 24개의 에튀드는 아마존(Amazon) 클래식 분야 최다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연주에서는 고전에서 낭만, 현대음악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레퍼토리와 유럽의 교향악 전통을 살린 합창, 성악곡의 뛰어난 해석으로 추앙받고 있는 조르다노 벨린캄피의 지휘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벨린캄피가 선택한 오케스트라 연주곡은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분수'와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이다.

남부 유럽의 눈 부신 태양, 밝은 하늘 아래 청명한 풍경과 상쾌한 이탈리아의 느낌이 그대로 담긴 경쾌하고 명랑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풍부한 관현악이 나타내는 음색 또한 아름답다. 또 완벽주의자였던 멘델스존이 오랜 시간 공들여 오케스트레이션을 거듭 수정한 끝에 1851년에야 출판본이 세상에 나온 만큼 그만의 독특한 음향 세계를 보여준다. 조르다노 벨린캄피는 현재 오클랜드필하모니아오케스트라 및 뒤스부르크필하모닉 음악감독이자, 크리스티안산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R석 3만원/ S석 1만6천원/ H석 1만원. 1544-1555. 인터넷(//ticket.interpark.com). dg티켓츠 053)422-1255, 대구시향 053)250-1475.

8세 이상. 러닝타임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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