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흉막강 내에 공기 들어차는 기흉

큰 키·마른 체형·흡연자에 잦은 호흡 곤란

폐를 감싸고 있는 흉막강에 공기가 차는
폐를 감싸고 있는 흉막강에 공기가 차는 '기흉'은 치료 약물이 없고 재발이 잦다. 진료 중인 이덕헌 경북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경북대병원 제공

10대 후반~20대 초반 주로 발병

폐질환 있을 땐 60대에도 나타나

치료 약물 없고 재발 확률도 높아

재발 막을 방법 없으나 금연 필수

기흉은 폐를 둘러싼 '흉막강' 안에 공기가 들어가는 증상을 말한다.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하게는 허파가 아닌 흉막강 안에 공기나 가스가 들어차는 질환이다. 기흉은 흉벽이 손상돼 외부 공기가 흉막강으로 들어가거나, 폐 쪽의 흉막이 손상을 입으면서 숨을 쉬면서 들어온 공기가 흉막강 안으로 누출되는 게 원인이다. 공기가 없어야 할 곳에 공기가 들어가면서 폐가 눌리고 찌부러져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등을 겪는다. 기흉은 폐암처럼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잦은 재발 탓에 병원 응급실을 자주 찾게 만든다.

◆키 크고 마른 체형의 흡연자에게 잦아

기흉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하지 않다. 몸의 성장 속도에 폐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폐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나는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 기흉은 폐가 손상되면서 발생한 외상성 기흉과 외상없이 발생하는 자연성 기흉으로 구분된다. 자연성 기흉은 폐기종이나 폐결핵, 폐암 등이 원인인 이차성 자연기흉과 폐질환이 없는 건강한 이들에게 발생하는 일차성 자연기흉으로 구분된다. 기흉 환자들은 대부분 키가 크고 마른 체형으로 담배를 피우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일차성 자연성 기흉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 남성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반면,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이차성 자연성 기흉은 폐 건강을 놓치기 시작한 60대 이후 노인들에게 주로 일어난다. 이 밖에 신장기형 등 특정 질환을 가진 신생아에게 나타나는 신생아 자연기흉과 젊은 여성들이 월경 때마다 기흉이 재발하는 월경성 자연기흉도 있다.

기흉의 증상은 수 시간에서 수일 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기흉의 치료는 찌부러든 폐를 다시 팽창시키고, 재발을 막는 것으로 이뤄진다. 기흉의 양이 많지 않은 경우는 시간을 두고 관찰하거나 산소 흡입만으로도 폐가 다시 부풀어 오를 수 있다. 반면 스며든 공기량이 많거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흉막강 내에 흉관을 삽입해 폐의 재팽창을 유도하기도 한다.

◆재발 잦지만 지나치게 위축되지 말아야

아직 기흉을 치료하는 약물은 없다. 수술은 흉관을 삽입해도 폐가 다시 부풀어오르지 않거나 공기 유출이 지속되는 경우, 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시행한다. 재발을 막는 수술은 공기가 유출된 부위를 포함해 재발 가능성이 있는 폐기포를 모두 절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연성 기흉은 재발이 굉장히 잦다. 원인을 모르는 일차성 자연성 기흉은 환자 중 30~50%가 재발을 경험한다. 한번 재발하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환자들은 만성적인 통증과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를 겪는다.

수술을 받더라도 재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술 환자 중 1~10%는 재발을 겪는다. 재발을 경험한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과도한 불안감에 떠는 경우가 많다.

재발을 줄일 약물이나 음식, 비법 등도 아직 없다. 다만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금연을 하고 있다면 신체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적절한 의사소통과 상담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덕헌 경북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기흉이 재발할 때는 처음 기흉을 겪을 때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먼저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재발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가까운 병원에 가서 확인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덕헌 경북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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