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TPP 탈퇴…장벽 만난 우회 수출기업

트럼프 대통령 '보호무역' 실행, 베트남에 진출한 업체들 무관세 혜택 보려다 계획 차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지역 수출 기업들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PP 가입국인 베트남에 진출해 관세 혜택을 보려던 업체들도 기대를 접고 있다. 관계기사 8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24일에는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한국은 가입하지 않았으나 TPP 가입국을 경유하는 '우회 무역'을 꾀하는 수출 기업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약한 보호무역주의를 실행으로 옮기자 지역 수출 기업들은 '엎친 데 덮쳤다' '와도 너무 일찍 왔다'는 반응이다. 글로벌 성장둔화가 이어진 데다 이미 지난해 대구의 대(對)미국 수출도 10억4천631만1천달러로 전년(2015년, 10억4천977만3천달러) 대비 0.3% 하락한 상황이다.

베트남 현지업체와 손잡고 호찌민 합작 공장 설립을 구상하던 섬유업체 A사는 베트남에서 TPP 가입국으로 수출해 무관세 혜택을 보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A사 관계자는 "최대 시장인 미국이 TPP에서 탈퇴하면 다른 나라도 연쇄 탈퇴할 우려가 있다. 베트남 진출에 따른 이해득실을 원점에서 다시 계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업체들의 대미국 수출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약한 대로 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미국의 TPP 탈퇴는 일본 업체와 경합하던 자동차'금속 등 업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TPP에 가입해 자국 경기를 부양하려던 일본이 미국의 TPP 탈퇴로 경제 불안과 가격 경쟁력 약화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무역 전문가들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미국 직수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김규식 본부장은 "지역 기업들은 우회 수출을 포기하고, 대상국에 직수출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현지에 진출해 상대국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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