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영입 행보가 꼬였다. 계약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던 마우로 고메즈가 마음을 바꾸면서 영입 작업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삼성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은 25일 도미니카 출신 타자 고메즈를 대상으로 진행해오던 계약 협상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고메즈가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알려옴에 따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고메즈가 한국에 들어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몸 상태가 아니라고 알려왔다"며 "시즌이 끝난 뒤 개인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메즈 영입은 삼성이 야심 차게 계획한 승부수 중 하나였다. 삼성은 겨우내 4번 타자 역할을 맡길 오른손 거포를 찾아왔다. 삼성에 좌타자가 많은 데다 KIA 타이거즈로 떠난 4번 타자 최형우의 공백을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선택한 카드가 2014~2016년 한신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뛴 고메즈. 투고타저인 일본 무대에서 고메즈는 3년 동안 65홈런, 260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순조로운 듯하던 삼성의 행보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영입할 외국인 선수의 몸 상태를 점검할 때 미국 등 현지에서 해당 선수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그 결과를 건네받던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 절차를 바꿔 이번 영입 작업 때부터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게 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 따르면 고메즈는 협상 과정에서 수차례 말을 바꿨다. 애초 고메즈는 이달 중순 가족과 함께 국내로 들어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이상이 없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족을 돌볼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등 이런저런 말로 입국을 여러 번 미루더니 나중엔 도미니카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입국 날짜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삼성은 협상 테이블을 접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고메즈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했다. 전력 보강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계약 완료 전에 몸 상태를 알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자칫 지난 시즌 아롬 발디리스처럼 부상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뛰지 못하는 사례가 또 나올 뻔했다"고 했다.
삼성도 다급해졌다. 이달 30일부터 괌에서 1차 전지훈련을 시작하는 터라 새 외국인 타자를 하루빨리 구해야 할 상황이다. 고메즈와의 계약이 무위로 돌아간 삼성은 곧바로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영입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삼성은 지난해 말 영입한 앤서니 레나도 외에 1명을 추가로 데려와야 하는 상황. 이 계약은 새 외국인 타자 영입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새 외국인 투수는 지난 시즌 일본 무대에서 뛴 잭 패트릭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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