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에 온기 더하는 기부,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자산이다

2016년 12월 31일 현재 1억원 넘는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대구 회원은 86명이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서울(188명), 경기(124명), 부산(115명), 인천(100명), 경남(90명) 다음으로 많다. 인구 수에 걸맞은 외형적 순위처럼 보인다. 그러나 추락한 대구의 시세(市勢)를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6개 전국 광역 시'도 중 대구 인구 수는 7위이다. 반면 대구의 경제적인 위상은 초라하다. 지난 20일 발표된, 전국 지자체의 경제 규모 비교 기준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을 보면 더욱 분명하다. 2015년 대구 1인당 GRDP는 1천992만원으로 전국 평균 3천89만원의 64.5% 수준이다. 1992년부터 무려 24년 동안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그만큼 대구의 취약한 산업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대구는 초라하지만 속 온기(溫氣)는 전혀 다르다. 남을 돕고 이웃을 배려하고 아끼는 사랑만큼은 절대 그렇지 않다. 비록 대구 산업이 시대 흐름에 대처하지 못해 다른 곳보다 빈약하고 살림살이가 힘들지만 가난과 부유를 가리지 않고 이웃돕기에 너나 할 것 없이 나서고 있어서다. 이는 대구라는 공동체를 사람 살 만한 곳으로 가꾸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60대 차림의 이름없는 '키다리 아저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억2천만원이 넘는 성금을 냈다. 2015년 익명의 20대 한 청년이 억대 기부에 나서 지금까지 낸 돈은 17억원을 넘었다. 소액 동참도 이어져 지난해 11월 모금에 들어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은 전보다 17일이나 빨리 100℃를 이뤘다. 목표한 72억3천만원보다 많은 83억5천여만원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불이 난 서문시장에도 70억원이 넘는 성금이 몰렸다.

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대구의 이웃사랑은 자랑스러운 자산이다. 2월 1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북대병원역에 전국 처음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인 '사랑의 열매나눔회관'이 들어서고 올해 아너소사이어티 전국 대표회의를 대구에서 열만도 하다. 대구의 삶에 온기를 더해주는 모든 시민들에게 진심 어린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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