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용 위치기반(LBS)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 열풍이 설 풍경마저 바꾸었다. 가족끼리 모여 고스톱, 윷놀이 대신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 사냥 산책에 나서는가 하면 이른바 '포켓몬 성지'에는 인파가 몰렸다.
설 연휴 기간 내내 대구 시내 곳곳은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게임 유저들로 넘쳐났다. 지도를 보고 따라 걸으며 실제 지형 곳곳에 숨은 포켓몬을 잡는 이들이다. 이달 24일 출시된 이 게임 이용자는 무려 7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성못 근처에서 만난 김모(33) 씨는 "20여 명의 가족이 모였는데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을 빼고는 모두 포켓몬고 게임을 즐겨 포켓스탑이 많은 수성못을 함께 찾았다"며 "명절에 가족 모두가 어울려서 즐긴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게임 유저들은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장소인 '포켓스탑', 포켓몬 대결을 펼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인 체육관 등 '포켓몬 성지'에 몰렸다. 대구에는 주요 관광지나 대학가, 공원 등에 주로 형성돼 있다. 특히 경북대, 김광석길, 근대문화골목,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 국채보상공원 등 5곳은 희귀한 포켓몬이 많이 나오는 성지로 알려지면서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경북대 한 재학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계절 학기도 끝난 학교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차를 가지고 온 사람이 많아 학교 캠퍼스가 주차장이 됐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게임 이용자가 늘면서 사고 우려도 제기됐다. 이동속도가 시속 30㎞를 넘으면 포켓몬을 감지하지 못하는 게임 특성 탓에 차량에서 게임하는 유저들이 포켓스탑이나 성지 주변에서 매우 느린 속도로 운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대학 캠퍼스에선 출입이 제한된 잔디밭이나 고인돌 등 유적을 밟고 훼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북구 산격동에서 '거북이 운행'을 하는 수십 대의 차량을 지켜본 윤모(54) 씨는 "엑스코 주변에서도 포켓몬고 게임에 빠져 차량들이 평소보다 서행했다. 자칫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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