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개발公, 지역 중소기업 입찰 막아

도청 신도시 공공임대주택, 전기·통신 통합 발주 횡포 "대기업 배 불리기" 맹비난

경북개발공사가 '안동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B-7BL 공공임대주택 건립공사' 입찰 과정에서 전기'통신 등 분야 공사를 분리 발주하지 않아 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경북개발공사는 지난해 12월 2일 '공공임대주택 건립공사' 긴급 공사입찰 공고를 내고, 입찰을 '기술 제안'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도 건축 또는 토목 공사업 등록자로, 건축 분야 시공능력 공시액 1천억원 이상 조건을 갖추도록 했다.

이번 공공임대주택은 869가구 규모에 사업비 1천390억원 중 건축 1천130억원, 전기 97억원, 정보통신 58억원, 전문소방 81억원 등 공사금액이 책정됐다. 입찰 참가 등록은 오는 13일이다.

문제는 경북개발공사 측이 이번 임대주택 공사 중 정보통신'전기'소방시설 등의 공사를 따로 분리해 발주하지 않고 '통합 발주'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징성'기념성'예술성 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거나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시설물 공사에 적용되는 입찰 방식인 '기술 제안' 방식을 적용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관련 업계들은 현행 ▷정보통신공사업법 ▷전기공사업법 ▷경북도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 조례 ▷법제처 법령 해석 등은 관련 공사들을 다른 공사와 분리 발주토록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대구경북도회는 "정보통신 등의 공사는 관계 법령에 따라 분리 발주해야 하는데, 개발공사 측은 이를 어기고 통합 발주를 했다"며 "지역 중소기업의 입찰 자격을 박탈하고, 건설 분야 대기업만 배를 불리는 이런 입찰 방식을 고집한다면 우리더러 굶어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관련 업계들은 임대주택 건립 공사의 입찰 방식이 정해지고 난 뒤 분리 발주를 요구하는 공문을 경북개발공사에 수차례 발송하고, 항의 방문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는 이번 입찰 방식에 대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요청했다. 아울러 대구경북 정보통신'전기'소방시설공사협회 등 3개 단체는 1일 '경북개발공사 규탄 및 분리 발주 촉구 궐기대회'를 개최하며, 경산시 옥산동 경북개발공사 앞에서 1천여 명이 참가하는 집회도 열 계획이다.

경북개발공사 측은 입찰 방식 강행 입장을 밝히며, "공사를 관리'감독할 만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한두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 번에 해결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입찰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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