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극·창작극 장르 넘나들고
고정관념·틀 깨는 작품 다수
부산'광주 등 다른 지역 극단도 참가
'제6회 한울림 골목연극제'가 11일(토)부터 3월 2일(목)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한울림소극장에서 열린다. 6개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이번 연극제에는 지역 연극인뿐만 아니라 부산, 광주 극단도 참가해 번역극, 창작극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픈 무대는 T&G 상상극단이 올리는 '찌질이 오페라'(11일).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푼짜리 오페라'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남다름 씨가 연출했다. 범죄단 두목 쏘가리는 거지왕의 딸 필녀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다. 거지왕은 자기 사업을 쏘가리에게 빼앗길까 봐 딸의 결혼을 취소시키려 하지만 이미 콩깍지가 씐 딸은 말을 듣지 않고, 거지왕은 쏘가리를 투옥시킨다. 쏘가리는 마침내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이때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베푼다. 때로는 찌질한 우리들이지만 선하게 살자고 다짐할 때 찌질이 오페라는 신나는 음악으로 막을 내린다.
부산의 극단 어니언킹은 '봄이 오는 소리'(14, 15일)를 공연한다. 치매 노인 길동은 통장에 10억원이 들어 있지만 정신이 오락가락해 비밀번호를 알 수 없다. 아내와 아들은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하지만 가족들의 작전은 모두 허사로 돌아가는데…. 아버지 길동은 왜 정신을 놓고 치매 노인이 되었을까.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가족애를 전하는 작품.
지역 연극인들로 구성된 백치들은 '수업-비극의 코미디'(17, 18일)를 선보인다. 한 학생이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교수의 집을 방문한다. 교수는 자신의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진지하게 수업을 한다. 학생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지만 교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수업을 계속 한다. 말이 소통의 도구라기보다 오해의 도구로 쓰인다는 사실을 이오네스코식 코미디로 풀어냈다.
극단 한울림은 '인연'(21~23일)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계산동 서상돈 고택에서 구 교남 YMCA 회관 길목에 있는 뽕나무와 한 여인이 그려진 벽화를 토대로 상상을 더해 꾸며낸 창작극. 우리나라로 귀화한 명나라 장수 두사충과 그가 사랑했던 홍란이라는 여인과의 사랑 이야기가 모티브다. 이들의 로맨스를 현대적 시점으로 적용시켜 '인연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볍게 풀어냈다.
광주 극단 푸른연극마을은 '랑아랑아 영랑아'(25, 26일)를 공연한다. 13세 초혼, 23세에 재혼에 이어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 최승희와 사랑에 빠지며 화제를 모았던 김영랑의 이야기다. 고향의 이미지와 소재를 시문학적으로 수용, 풍광과 언어가 배어 있는 수많은 시를 남긴 시인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마지막 작품은 극단 한울림과 백치들이 공동 제작한 '6인의 오이디푸스'(28일~3월 2일). 원인 모를 가뭄과 기근으로 백성들이 혼돈에 빠져 있을 때 테바이의 왕 오이디푸스가 크레온을 불러 원인을 알기 위해 신탁을 받아오라 명한다. 제사장은 "라이오스 왕을 죽인 자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오이디푸스는 결국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한 자신이 죄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으로 살아간다.
극단 한울림의 정철원 대표는 "이번 무대는 연극의 고정관념, 정형과 틀을 벗어나 젊은 예술인들의 창의성과 끼를 펼쳐 보이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공휴일 오후 7시. 전석 2만원. 전 작품 관람이 가능한 패키지권은 3만원. 053)246-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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