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기문 대선 불출마, 정치인 테마주 급등락

투자자 투매, 시간외 거래 783억…시간외 거래 7개월 만에 최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반기문 테마주'는 물론이고 대선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과 관련한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장 마감 후 반 총장의 대선 포기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 테마주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져 시간 외 거래시장에서 앞다퉈 주식 투매에 나섰다. 이날 시간 외 거래대금은 783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일 개장과 동시에 반기문 테마주들은 줄하한가를 맞았다. 지엔코, 큐로홀딩스, 씨씨에스, 광림, 성문전자, 파인디앤씨 등 반기문 테마주 대부분은 개장하자마자 줄줄이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들 반기문주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밟는 와중에도 지지율이 높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근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장주'로 알려진 지엔코는 반 전 총장의 귀국을 전후해 줄곧 미끄럼틀을 탔다. 지난달 10일 8천670원이던 주가는 2일 3천530원으로 59.2%나 내렸다. 씨씨에스, 광림 등 대부분의 테마주들이 이 기간 5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황 권한대행 등 다른 대선주자들 관련주도 주가가 심하게 요동쳤다. 황 권한대행 테마주에 묶이며 최근 급등한 인터엠(9.93%)과 디젠스(9.15%)는 이날도 나란히 크게 올라 눈길을 끌었다. 안 지사 테마주로 불리는 KD건설과 SG충방은 각각 11.08% 급락, 24.20% 급등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반 전 총장의 돌연 사퇴로 정치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시장 감시에 나섰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단일가 매매나 긴급 투자자 경보 발동 등 각종 예방조치도 시행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비상시장감시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모니터링 대상에 오른 정치 테마주들을 꾸준히 감시하고 있다. 이들 종목이 폭등하는 현상이 발견되면 금융 당국과 공동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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