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레일 대구·경북본부 껍데기만 남나

전국 12개 지역본부 5개로 통합…인사권·예산권 총괄본부 이전, 인력 감축 후 폐쇄 수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대구본부와 경북본부(영주시)의 기능을 대폭 축소한 뒤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추진하자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국 6개 철도청(지방본부) 중 하나인 '영주지방철도청'이 있던 영주시는 지난 30여 년간 '철도도시'로 명성을 떨쳤으나 2006년 지역본부로 격하된 뒤 이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코레일 노조에 따르면 코레일은 경북본부와 대구본부 등 전국 12개 지역본부를 ▷서울 ▷대전'충남 ▷중부(충북 제천시) ▷부산'경남 ▷광주 등 5개 총괄본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본부는 부산'경남 총괄본부로, 경북본부는 중부본부로 주요 기능이 흡수된다.

지금까지 지역본부가 갖고 있던 주요 기능은 총괄본부로 옮겨간다. 지역본부 경영인사처의 ▷인사 ▷노사 ▷환경 ▷복지 ▷보수, 영업처의 ▷인사 ▷안전 ▷환경 업무가 총괄본부로 이관된다. 이 같은 조직개편안은 4일 코레일 이사회를 거친 뒤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본부 기능이 축소되면 인력감축으로 이어지고, 관련 기업 왕래마저 줄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코레일 경북지부 노조원들은 "총괄본부가 인사권과 예산권을 모두 가져가면 대구본부와 경북본부 등 나머지 지역본부는 껍데기만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인력 이동까지 이뤄지면 지역본부는 결국 폐쇄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며 "조직개편은 인력감축을 의미하고 이는 철도 안전과 직결된다. 인력이 줄면 차량 검수 주기도 늘어나 제때 검수받지 못한 차량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대구지부 노조 관계자는 "결국 인력감축을 위한 조직개편이다. 2004년 3만 명이었던 직원 수를 올해 2만2천 명까지 감축했고, 앞으로도 인력감축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지역본부가 5개 총괄본부로 통합되면 관리직 500여 명 중 상당수는 업무가 낯선 현장직으로 투입될 수 있다"고 했다.

영주시민은 "10년 전만 해도 영주를 비롯해 서울, 대전, 부산, 순천에만 지역본부가 있던 것을 이후 17개 지사로, 다시 12개 지역본부로 조직을 바꿨다"며 "이를 통합하려면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 맞다. 철도도시 영주를 무시하고 중부본부로 인사권과 예산권을 넘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철도공사 대구본부와 경북본부 관계자는 "정식 공문은 받은 게 없다. 다만 내부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어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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