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들이여, 조선을 구하라." "반드시 오리라, 금빛 찬란한 시절."
뮤지컬 '기적소리'는 100분 동안 펼쳐지는 가슴 벅찬 역사 드라마다.
일제에 의해 빚더미에 올랐던 아픈 역사와 그 속에서 일어난 범국민적 경제주권회복운동은 우리 선조들의 피 끓는 몸부림이었기에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울림이 생생하다.
한국 최초의 자발적 기부운동이자 시민사회운동, 학생운동, 언론 캠페인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나라 살리기 금 모으기 운동'의 정신적 토양이 되었다.
뮤지컬 '기적소리'에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채보상운동을 도모하는 기생 앵무(전재원 분)와 광문사 사장 김광제(이응석 분), 광문사 부사장 서상돈(강성민 분), 조선 국권 침탈과 수탈에 앞장서는 친일파 박중양(정동진 분) 등 역사 속 인물들이 나온다. 또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뜻을 함께하며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연희(이지나 분), 이재구(박명선 분), 순금(정효진 분) 등 가상 인물들도 함께 등장한다. 이들을 포함해 모두 20명의 배우가 무대를 꾸민다.
격정의 시대에 꽃핀 앵무와 연희 모녀의 갈등'사랑'감동, 아버지와 순금 부녀간의 사랑'아픔 등 시종일관 전개되는 극적 갈등과 휴머니즘은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 그 자체가 전하는 '감동' 외에 뮤지컬 '기적소리'가 가지는 또 하나의 큰 의미가 있다. 국채보상운동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다.
2015년 11월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올 하반기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뮤지컬 공연은 전 국민적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채보상운동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면 국가 운명을 내 숙명과 동일시했던 대구의 정신이 세계 속에서 한층 더 빛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구 공연 역사상 최초로 CG 작업이 동원된다. '3D 맵핑'으로 제작된 역동적 영상은 공연 배경에 활용된다. 배경 공간에 3D 입체영상을 투사해 살아있는 공간을 구현, 공연장 고정 무대의 한계를 극복해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음악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진다. 1900년대 상황을 극 전체에 녹여내는 이중창, 3박의 국악 리듬을 차용한 독특한 가락은 극을 더 풍성하게 한다.
공연에서는 일제강점기 당시 대구의 풍경도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식이 열린 대구역, 국채보상운동에 거액의 의연금을 낸 기생 앵무의 활동공간이었던 경상감영 교방, 극 중 박중양이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한 달성학교 강당, 상가들로 번화했던 북성로 등이 등장한다.
작품 제작 당시 기술자문을 맡았던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윤정인 맥씨어터 대표가 수시로 연습장을 드나들며 조언과 자문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총감독 겸 연출은 미국 뉴욕 NYU Tisch School of Art 졸업 후 투란도트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았던 EG뮤지컬컴퍼니 이응규 대표가 맡았다. 이 총감독은 "픽션과 사실(史實)이 잘 섞이고 역사성까지 갖춘 에듀케이션 뮤지컬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며 "연습을 하면 할수록 배우들 간 호흡이 잘 맞아 완벽한 팀워크를 갖추었다"고 말했다.
극본은 뮤지컬 '정도전', 실경 뮤지컬 '부용지애'를 각색'연출했던 김종련이 썼다. 그는 "진부하고 무거울 수 있는 역사적 소재를 유머와 재치가 담긴 서사로 녹여내 즐거움과 감동을 더하려고 노력했다"며 "역사적 사건의 전개와 을사늑약 이후 이루어진 시대 상황을 잘 녹여내 역사적 교훈에 오락적인 요소까지 갖추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주간'을 주관한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 한만수 과장은 "창조경제, 문화융성시대에 맞춰 '기적소리'를 지역 대표 문화 콘텐츠로 육성해 전국으로 확산, 문화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23일(목)~26일(일) 봉산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목'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1회 공연), 토'일요일은 오후 3시, 7시 30분에 각각 열린다. VIP석 5만5천원, R석 4만4천원, S석 3만3천원. 티켓 예매: 인터파크, 티켓링크, 대구메트로아트센터. 053)795-0303.
#국채보상운동=1907년(융희 1) 2월 대구에서 시작돼 1908년 7월까지 펼쳐진 주권수호운동이다. 서상돈 등의 제안으로 일본에서 도입한 차관 1천300만원을 갚아 주권을 회복하고자 했다. 국채보상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일제는 이 운동을 극력 탄압 금지했으며, 송병준 등이 지휘하던 매국단체인 일진회의 집요한 방해와 함께 통감부가 국채보상기성회 간사인 양기탁을 보상금 횡령이라는 누명을 씌워 구속하는 등 방해로 결국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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