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부겸 대선 불출마] 지역주의 벽 깼지만…'탄핵 정국'에 인지도 떨어져

순탄치 않았던 金 의원 정치 행보…대구서 총선·시장 선거 패배, 20대 총선 극적 당선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 밀알이 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뒤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실현해 내며 야권 내 강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현실 정치의 벽에 막혀 대권 전선에서 이탈했다. 그가 구현하려던 '공존하는 나라, 상생하는 세상'도 아쉽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사실 김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2000년 민주당 대변인에서 한나라당으로 거처를 옮겨 경기도 군포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3년 후 김영춘, 이우재, 이부영, 안영근 등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함께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참여정부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안방과도 같았던 지역구를 떠나 보수의 심장이자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새로운 정치 실험에 돌입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19대 총선에서 패한 데 이어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보수층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대 총선에선 상황이 달라졌다. 번번이 낙선하면서도 지역구를 이탈하지 않고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던 마음이 전달돼 보수의 심장, 정치 1번지 대구 수성구에서 개혁정당의 간판을 달고 당선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4선 국회의원의 탄생이 아니라 지역주의의 벽을 깨고 대구경북에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중앙 정치권에서도 주목했고 일약 야권 내 대선주자로 발돋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보수 텃밭에서 야권의 확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적임자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김 의원의 정치적 위상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부채 의식을 가질 정도였다. 2015년 대선 패배로 인해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이듬해 치러질 총선에서 문 전 대표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김 의원은 "문 전 대표 없는 총선은 필패"라며 중앙 무대로 문 전 대표를 다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후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이어갔다.

분권형 개헌이라는 국가 시스템의 체질개선안을 개발했고, 야 3당과 개방형 공동경선을 주장했다. 공동경선은 공동정부 구성안이라는 국민 통합안까지 나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탄핵이라는 비정상적 사회 분위기 속에 대구경북 지지도는 퇴색해 버렸고, 전국적 인지도 또한 떨어졌다.

"저의 부족함"이라며 불출마를 자신의 탓으로 돌린 김 의원이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정치 실험과 정책 개발은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이 한결같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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