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인력 조정할 듯

'최순실 특검' 이후 쇄신안 발표…최지성·장충기 거취에 관심 쏠려

삼성그룹이 '최순실 특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미래전략실 해체를 골자로 하는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달 28일 만료 예정의 특검 수사가 30일간 연장될 경우 쇄신안 공개 시점은 4월 초로 미뤄질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번 쇄신안에서 우선 미래전략실 폐지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를 통해 "국민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며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은 한 해 매출 300조원에 달하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전략 수립과 사업조정 등을 도맡는 곳이다. 전략팀을 비롯한 7개 팀 편제로, 각 계열사에서 파견한 200여 명의 임원과 고참급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간 시민단체 등은 "미래전략실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잘못된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난해 왔다.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약속에 따라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 계열사 간 업무조정, 경영진단, 채용, 인수합병(M&A) 등 종전 핵심 기능은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로 분산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은 특검 수사 발표에 맞춰 쇄신안에 따른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그동안 미래전략실을 이끌어온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의 향후 거취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그룹 수뇌부 2, 3인자로 불리는 최 실장과 장 차장이 동반 퇴진하고, 이 부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물러날 경우 대대적인 연쇄 인사가 불가피하다.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 200여 명이 원래 일하던 계열사로 돌아가면 계열사별 대규모 인력 조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번 쇄신안 발표에서 2008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실명 전환 후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이익금을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지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회청문회에서 "어머님(홍라희 관장), 형제들과 의논해 결정할 시기가 오면 좋은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쇄신안의 세부 내용은 미정"이라며 "쇄신안을 통해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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