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덩치 큰 외감기업 매년 감소…대구경북 경제 위협

2014년까지 꾸준히 늘다, 2015년 기준 상승세 꺾여

대구경북기업들의 덩치가 갈수록 작아지고 체력도 약골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대구경북의 외부감사(외감)대상 기업이 줄고 있는 데 반해 한계기업은 오히려 증가 중이었다. 외감 대상은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이거나 주권상장법인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주식회사들로 이의 감소는 지역 경제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8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외감대상 회사는 1천763곳(대구 707곳, 경북 1056곳'2015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곳(6.8%)나 줄어들었다. 2009년 1천214곳에서 2014년 1천775곳까지 꾸준히 늘었던 것에 비하면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인 셈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그만큼 기업 성장이 더뎌지고 외감대상 기업 증가율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외감기업 수의 감소는 지역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체질도 갈수록 약골이 되고 있다. 외감기업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돼 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매년 늘어나면서 이들 기업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외감대상 중 한계기업은 2009년 186곳에서 231곳(2015년)으로 늘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계기업 비중 역시 13.1%로 전국 평균(12.7%)보다 높았다.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계기업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대구경북의 총요소생산성은 0.23% 감소한다. 지금처럼 한계기업이 늘어나면 지역 산업이 성장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들 한계기업이 금융권에서 빌린 총차입금은 지역 전체 중소기업 차입금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한계기업 증가보다 외감기업 감소가 지역경제에 더 위협적인 요소라고 경고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생산성'고용률 감소, 한계기업 증가, 가계부채 증가 등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많으나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일정 규모의 덩치 큰 기업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경기침체의 신호다. 특히 외감기업 수와 한계기업 수는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대구경북에서는 반비례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중견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감기업 = 자산총액이 120억원이 넘는 주식회사로 회계법인으로부터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회계감사를 받을 경우 회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건전한 기업으로 유지하게 하고 투자자들의 피해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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