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알바노조 등 청년 단체들이 7일 대구 중구 동아쇼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랜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대구지역 외식업체 9개 매장에서만도 2억7천만원이 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임금 체불이 있었다면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또 매장 360곳 4만4천360명, 83억7천여만원의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불에 대한 당국의 조사 결과와 회사 측의 사과 및 대책 발표에도 여전한 임금 체불과 근무시간 조작 등도 폭로했다.
이날 대구 도심에서의 외로운 외침은 먼저 국내 대기업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말뿐인 사과 행태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분노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또 노동자의 아픔은 외면하고 무관심한 우리 노동 당국에 대한 항변이었다. 무엇보다 이날의 분노는 일자리에 목마른 청년층과 비정규직에라도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수많은 근로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한 채 기업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부도덕성 때문이다. 아울러 근로자를 기업의 기둥인 제 식구로 보듬기보다 한낱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기업주의 경영 철학 부재와 기업 윤리의 실종에 대한 배신감도 있다.
이미 국민들은 지난달 5일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의 폭로로 당국의 조사 결과 이랜드가 법규 위반으로 83억원이 넘는 근로자 임금 체임 사실을 알았다. 국민적 비난을 의식한 경영진은 곧바로 다음 날 그룹 차원의 사과문 발표와 체불 임금 해결과 아르바이트 직원의 정규직 전환 추진 등 직원 처우 5대 혁신안을 내놓았다. 대국민 사과와 약속 후 한 달이 지났는데도 이날 대구 도심에서 터진 절규는 체불 문제와 근무시간 조작 등의 부당 노동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제 할 일은 분명하다. 노동 당국의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한 고유 권한의 행사뿐이다. 이랜드의 대국민 약속의 이행 점검과 불법 사실 규명과 처리 행정만 남았다. 눈치 보거나 좌고우면할 필요조차 없다. 이랜드도 사과의 진정성을 보일 때다. 기업은 근로자의 땀과 소비자의 호응 없이는 잠시는 몰라도 오랜 생존은 없는 법이다. 굳이 이를 외면한다면 이랜드의 앞날은 자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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