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세 번째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온 경기도 연천군 축산농가의 젖소가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나온 구제역 바이러스와 다른 유형인 '혈청형 A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에 다른 유형의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한 건 처음이어서 방역 혼란이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 연천의 젖소 사육농장이 혈청형 A형 구제역으로 확진됐다"며 구제역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현재 당국은 A형의 유입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8차례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A형 발생은 지난 2010년 1월 경기도 포천과 연천 소농가에서 6건이 발생한 것이 유일하다. 나머지 7차례는 전부 O형이었다. 또 2010년 1월 A형 발생 이후 그해 4월 강화에서 O형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동시에 O형과 A형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국내에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 접종은 A형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시 보류하고, O형 백신부터 접종하기로 했다. 다만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과 관련 역학 지역은 유전자 확인 이전에도 'O+A형' 백신을 긴급 접종한다. 구제역은 혈청형뿐 아니라 유전자 특성에 따라 여러 지역형으로 나뉘는데, 같은 혈청형이라도 지역형에 따라 백신 종류가 다르다. 연천에서 발생한 A형은 아직 지역형이 밝혀지지 않아 보유 'O+A형'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보유 백신의 A형 구제역 방어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물량조차 부족하다는 점이다. 당국은 국내 발생 구제역 대부분이 O형이었기 때문에 이 유형에 적합한 백신 위주로 물량을 비축해놨다. 만약 A형 구제역이 다른 곳에서도 발생한다면 그동안 비축한 O형 백신만으로는 효과적 대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 현재 'O+A형' 백신은 90만 마리, O형은 193만 마리분 재고량이 확보돼 있다. 이 물량으로는 일제접종 대상인 소 283만 마리에 O+A형 백신을 놓기 어려워지자 정부는 긴급 수입하기로 하고, 영국 메리알사에 'O+A형' 백신 물량 확보를 요청했다. 수입이 성사되면 최대 1주일가량 걸릴 전망이다.
경북도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는 비축 백신이 없어 농식품부가 8일 밤부터 밤새 비축 백신을 전국 시'군으로 배송했고, 9일 낮 12시 현재 80%가량 전달됐다. 일단은 주어진 백신으로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충북 보은의 구제역 최초 발생 농가에서 불과 1.3㎞ 떨어진 한우농장에서도 추가로 의심 신고가 접수돼 간이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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