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이 11일 오후 1시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시민 단체 모임인 '포럼 대구경북 출범식'과 토크 콘서트 행사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비상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박근혜 서포터즈' 등 소위 친박 단체 회원들이 문 전 대표를 규탄하는 대회를 갖기로 한 탓이다. 게다가 친박 단체는 회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고, 이미 지난달 문 전 대표의 경북 구미 방문에서 한 차례 충돌한 일도 있어 더욱 그렇다.
두 행사는 맞불 성격이 짙다. 포럼 출범식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을 이끄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성격인 반면 친박 단체의 행사는 '촛불 내란 선동 문죄인 규탄대회'라는 제목처럼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엑스코 건물 안과 밖에서 따로 갖는 행사의 취지나 목표가 극명하게 다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진 촛불집회에 맞서 '태극기집회'로 불리는 보수 진영의 반대 모임 규모가 커지고 서로를 자극하는 감정이 악화하는 분위기도 걱정스럽다.
특히 최근 계속되는 집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내걸고 외치는 구호나 주장의 섬뜩함과 공격성 역시 우려스럽다.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고 상대에게 전하는 차원을 넘어 서로에 대한 증오감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이를 증폭시키는 악순환도 서슴지 않고 있다. 과거처럼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는 아닐지언정 말과 글의 폭력성과 과격성은 평화적인 집회 시위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이는 행사 주최 측과 참석 지지자들을 만족시키는 의도된 효과 외에는 오히려 혐오감만 더하고 반감을 살 뿐이다.
다가올 헌법재판소의 탄핵에 대한 결과가 두 집회 주최 측과 지지자들의 바람과 관계없이 어떤 것이든, 국민들은 이를 수용하고 다가올 또 다른 앞날을 준비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주체이다. 보수, 진보의 낡은 진영 논리에 갇혀 서로 배제하고, 미워하고, 공격하여 끝내 상처를 주고 그 후유증으로 마침내 결별까지 각오해야 할 적(敵)이 절대 아니다. 지난달 구미에서 일부 보수 단체 회원들의 돌발 행동이 여론의 지탄을 받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자유로운 반대 의사 표시에는 걸맞고 책임 있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
현재 경찰과 관계 당국의 예상대로라면 오늘 오후의 두 행사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모일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상당한 경찰력이 동원될 것이다. 부디 평화롭고 품격 있는 집회로 경찰의 걱정이 기우(杞憂)였음을 증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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