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도시 르포] 대로변 1층 상가 100% 입점…2,3층도 계약 끝나

테크노폴리스 상업용지 비율 낮아 가치·집중도 높아

동구 신서 혁신도시 내 신용보증기금에서 내려다본 중심상가 지역. 지난해 말부터 대구 대형마트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코스트코 이전 공사가 한창이다. 인접한 비젼스퀘어는 한강 이남 최고, 최대 먹자 상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로 옆 부지엔 지난달 11일 자로 영화관
동구 신서 혁신도시 내 신용보증기금에서 내려다본 중심상가 지역. 지난해 말부터 대구 대형마트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코스트코 이전 공사가 한창이다. 인접한 비젼스퀘어는 한강 이남 최고, 최대 먹자 상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로 옆 부지엔 지난달 11일 자로 영화관'오피스텔'쇼핑몰이 한꺼번에 들어서는 복합문화쇼핑몰 건축 허가가 났다. 김영진 기자

'없는 게 없다.' 이달 7일 찾아간 대구 달성군 유가면사무소 앞 테크노폴리스 중심상업지구. 불과 1년 전까지 대구의 변두리라고 여겨졌던 이곳은 하루가 다르게 변신하고 있었다. 면사무소 앞에 들어선 고층 상가 빌딩만 줄잡아 수십여 개. 대로변에 자리한 1층 매장은 이미 100% 입점이 끝나 있었다. 아직 비어 있는 빌딩 2, 3층 곳곳엔 병원, 약국, 헤어숍, 카페 등 '오픈 확정'이라 써 붙인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부끼고 있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지난해부터 아파트 입주가 봇물을 이루면서 유동 인구가 급증한 결과다. 이젠 아파트에 이어 상가 입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대구 신도시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혁신도시, 테크노폴리스 등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 효과가 일대 상권 급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턴 신도시 권역에 걸쳐 산업단지, 뉴타운 등 또 다른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도시발(發) 상가 대전(大戰)

테크노폴리스 유가면사무소네거리~중앙공원 일대 상업지구. 그야말로 상가 입점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텅 빈 거리였던 이곳에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업종의 상가가 문을 열고 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곳에 입점한 상가들은 테크노폴리스가 상업용지 비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상업용지 비율은 1.6%로 분당 8.4%, 위례 7.2%, 동탄 24.5% 등 다른 신도시에 비해 훨씬 낮아 상업지구의 가치와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테크노폴리스 상업용지를 가장 먼저 주목한 건 금융기관과 커피전문점 브랜드다. 지난해 4월 현풍농협을 시작으로 경남은행, DGB대구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이란 기관은 모두 테크노폴리스 이전 및 신규 입점을 마무리했다. 또 커피전문점 이디야,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스타벅스가 입점을 확정하면서 국내 빅3 브랜드 모두가 테크노폴리스에 점포를 내게 됐다.

테크노폴리스 일대를 장악한 상권은 뭐니 뭐니 해도 맛집이다. 유명세를 탄 일부 맛집은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여기에 중형 마트와 휴대폰 대리점, 뷰티숍, 옷가게 입점 등이 줄을 이으면서 거대 상권 형성에 불이 붙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던 혁신도시 상권 역시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11개 공공기관이 밀집한 신서 상업 지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달 8일 찾아간 이곳 상가에는 점심을 하러 나온 공공기관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3, 4층 상가 빌딩마다 빼곡하게 점포가 들어차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잘 나가는 상가는 일명 '비젼스퀘어'. 스트리형 상가로 143개 점포가 밀집해 있다. 유명 맛집 프랜차이즈들이 총집결한 특화 상가로 한강 이남 최고의 먹거리 명소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11개 공공기관 임직원 3천여 명에 주변 아파트 입주민까지 유동 인구가 풍부해 하루종일 북적거리고 있다.

이곳 상업지구엔 올해 말 대구 대형마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코스트코홀세일 이전 개점과 영화관'오피스텔'쇼핑몰 등 복합쇼핑문화시설 건립까지 잇따라 상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아직 상가 매매가격이 오른다거나 웃돈이 붙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대감은 상당하다. 지금도 혁신도시는 금요일 오후 5시 이후 토'일요일까진 인적이 드문 블랙아웃도시로 황량하다. 개발 사업이 잇따르는 올해엔 상권 활성화의 새로운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인구 유입→상권 활성화 선순환 이어질까?

혁신도시, 테크노폴리스 등 대구 신도시는 각각 뉴타운, 산업단지 개발이라는 인구 유입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행정구역상 혁신도시와 이웃한 동구 율암동 일원에선 안심 연료단지를 새로운 주거'상업타운으로 변모시키는 '안심뉴타운'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시가 연료단지 주변 36만1천㎡ 부지에 2020년까지 사업비 4천758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안심뉴타운엔 모두 2천356가구의 아파트와 단독주택 53가구가 들어선다. 계획인구는 6천600여 명.

앞서 대구시는 안심뉴타운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대구도시공사를 지정해 지난해 상반기에 토지'지장물 조사를 끝마쳤고 현재 감정평가에 이어 보상 절차를 마무리 중이다. 늦어도 올 하반기에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거(16만㎡)와 함께 상업(9만㎡), 공공시설용지(11만㎡)까지 조성한다.

이종덕 대구도시공사 사장은 "안심뉴타운은 근처에 위치한 혁신도시, 율하'동호지구와 함께 동구 지역의 핵심 유통'상업 및 주거단지로의 위상을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크노폴리스와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달성군 구지면에선 대구국가산업단지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대구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말 1단계(592만1천㎡) 기반공사를 마무리하고 배후 주거단지 입주를 시작했다. 올해 1, 2월엔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813가구, 과학마을 청아람 895가구 등 1천708가구 첫 입주를 시작했다. 이어 올 하반기까지 달성2차 청아람 896가구, 반도건설 2차 527가구와 3차 775가구, 서한 뉴스테이 기업형 임대아파트 1천38가구 등에 대한 분양 공급이 이어진다. 2020년 기준 대구시 계획인구만 8천74가구, 2만4천 명.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테크노폴리스 후광 효과로 국가산단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아직 입주율은 저조한 편"이라고 했다.

혁신도시, 테크노폴리스가 이 같은 뉴타운, 산업단지 개발과 맞물려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 신도시는 아파트 입주, 상가 입점 러시에 비해 공공 인프라 구축이 열악하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테크노폴리스 경우 유치원이 절대 부족하다. 유치원 평균 경쟁률이 20대 1로 일부 주민들은 승용차로 20, 30분 거리의 화원읍 유치원에 자녀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병원 응급실도 태부족이다. 새벽 시간에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달서구 상인동까지 나가야 한다.

혁신도시 주민들 역시 생활기반 시설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버스노선이 708번, 동구 4번 등 2개 노선에 불과한 데다 도서관, 체육센터 등 마땅한 교육'문화 시설이나 노인복지 시설이 없다.

테크노폴리스 주민 이정선(가명'36) 씨는 "상업시설은 없는 게 없는데 공공시설은 정반대다. 30, 40대 또래 젊은 부부들이 입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거 특성상 어린이집, 유치원, 어린이도서관 등 공공시설 구축이 시급하다. 교육, 문화, 복지 등 공공재 불편이 신도시 형성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