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은 지출의 3분의 1 정도를 육아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문화가 과소비적이라는 데 절대다수가 동의했지만 정작 자신이 불필요하게 돈을 많이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절반이 채 안 됐다.
13일 여성가족부 의뢰로 육아정책연구소가 한 '2016 육아문화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예비모와 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1천202명의 월 평균 육아비용은 107만2천원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가구의 월 평균 소비지출액 345만8천원의 31.0%에 해당한다.
자녀가 1명인 경우 평균 86만5천원, 2명이면 131만7천원, 3명 이상일 때 153만7천원을 썼다. 자녀 셋을 둔 집은 첫째에게 80만8천원, 둘째와 셋째에게 각각 55만9천원, 41만2천원을 써 아래로 갈수록 비용이 줄었다. 육아용품을 물려쓰는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한 결과다.
항목별로 보면 돌봄비용과 어린이집·유치원비로 전체 육아비용의 20.9%(22만4천원)을 썼다. 이어 식료품비·외식비 14.9%(16만원), 사교육비 14.4%(15만4천원), 저축·보험납입금 14.1%(15만1천원), 피복비 9.0%(9만7천원), 오락·여가활동비 8.2%(8만8천원) 순이었다.
돈이 많이 드는 곳은 자녀 연령별로 뚜렷이 달랐다. 만 0∼3세 영아는 식료품비(19.9%)와 돌봄·보육기관 비용(18.9%)이 가장 많이 들었고, 만 4∼6세 유아는 돌봄·보육기관에 37.2%를 썼다. 초등 저학년(만 7∼9세)은 사교육비 비중이 64.1%에 달했다.
응답자의 33.3%가 육아비용 지출이 '매우 부담된다'고, 56.7%는 '조금 부담된다'고 답했다. 육아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90.0%였다. 우리사회 육아문화에 과소비적 측면이 있다는 데도 전체의 96.2%가 동의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육아비용 지출이 과소비에 해당한다고 답한 경우는 43.2%에 불과했다.
비용부담 탓에 육아용품을 중고로 사는 등 실속있게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았다. 자녀를 둔 응답자의 75.3%가 중고 육아용품을 구매해본 적이 있고 93.0%는 친인척이나 직장 동료에게 육아용품을 물려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중고로 구매해 비용을 가장 많이 절약한 육아용품은 도서(15.1%)가 1순위로 꼽혔다. 유모차(9.7%)와 보행기(7.5%), 카시트(7.4%), 겉옷(6.3%)이 뒤를 이었다. 가장 물려받고 싶은 용품으로는 91.8%가 도서·완구류를 꼽았다.
둘째 이하 자녀부터는 돌잔치 규모도 줄었다. 첫째 돌잔치 때 평균 지출비용은 260만원이지만 둘째는 148만원, 셋째는 95만원으로 집계됐다. 돌잔치를 간소하게 한 이유로는 47.1%가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92%는 '작은 돌잔치'를 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응답자가 '양육비용 때문에 부부의 노후준비가 부족하다'(92.8%)거나 '양육비용 부담이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94.6%)이라고 여기면서도 '아이를 키우는 것이 행복하다'(91.6%)고 생각했다. 행복하다는 응답자는 월평균 가구소득 250만원 미만인 경우가 92.1%로, 550만원 이상인 경우(89.2%)에 비해 오히려 많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대부분 부모가 육아비용을 합리적으로 지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양한 부모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정책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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