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설계 업무와 관련된 시스템 개발에 수억원을 투입했지만 사용'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한국도로공사는 한 컨설팅 업체와 '고속도로 실시설계 수량단가 산출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 계약을 맺고 3억2천585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2년 12월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이 용역은 직원들이 설계에 필요한 자재 수량과 단가를 각각 계산하는 것으로, 최종 공사비를 산출하던 기존 방식을 자동화시키고 정보 누락 등으로 발생하는 이중 업무를 막고자 추진됐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시스템이 개발된 뒤 145㎞에 달하는 한 고속도로 실시설계 용역에서만 최초 시범 적용했을 뿐 2013년 이후부터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기존에 사용하던 공사원가 계산 프로그램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10여 년 전 개발한 또 다른 설계 시스템도 관리를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설계관련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는 'Hi-설계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운영 소홀로 직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Hi-설계 정보 시스템은 설계용역 참여자와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시공'유지관리 부서에서 관련 정보를 쉽게 보도록 개발됐지만, 최신 정보를 갱신하지 않아 무용지물로 변했다. 시스템의 정비 이력을 확인한 결과 2010년 12월 이후 정비한 이력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설계실무 자료집은 2006년 이후엔 새 정보가 입력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시스템 내용이 최신 자료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운영 소홀로 인한 문제는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내부적으로 시행한 'Hi-설계 정보시스템 활용 만족도 조사'에서 시공 관계자의 54%(응답자 100명 중 54명)는 '불만족'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계(변경) 업무 담당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00명 중 54명이 시스템을 '이용한 적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신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 복잡해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고 사용이 안 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필요 없는 메뉴를 없애고 실사용자가 활용하기에 편리한 방향으로 수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Hi-설계 정보 시스템 개발 당시 상당액의 사업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서 폐기 기간(10년)이 지나 현재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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