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46)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다. 김정남은 1971년 5월 평양에서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다.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유력시됐던 김정남은 2001년 위조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다 적발된 사건 이후 권력에서 밀려나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옮겨가며 '자의 반 타의 반' 해외 생활을 해왔다.
김정남은 9세 때부터 해외 유학을 떠나면서 식견을 넓혔으며, 스위스 제네바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배우기도 하면서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 특별관리대상이 돼 북한에서는 폐쇄적인 생활을 한 탓에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 숙부인 김현이 김정남의 유일한 친구였다고 전해진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서 후계 수업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는 등 IT 분야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공항 밀입국 미수 사건이었다.
1998년 3월 국가보위안전부 제1부부장이자 직무대행이었던 김영룡이 숙청된 후 김정남은 국가보위부 부부장에 임명됐다. 이후 김정남은 스커드 또는 SA-16 미사일 등의 무기를 매각하고 받은 돈을 해외에서 이자가 비싼 은행에 예금해 놓은 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등 김정일의 직접 지시를 받은 무기 수출 총책임자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의 책임자가 되었으나, 2001년 5월 일본 밀입국 시도 이후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5월 일본을 방문하던 중 위조 여권으로 입국한 사실이 일본 공안 당국에 알려지면서 국가보위부에서 해임됐고,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 생활을 해왔다. 특히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대북 정보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정남이 일본 아키하바라에 출몰하고, 홍콩과 마카오 등지를 다니는 등 노는 모습을 보여 술과 여자만 밝히는 방탕아라는 이미지가 퍼졌지만 상당 부분 과장됐으며, 오히려 김정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았다는 것. 이후 이복동생 김정은에 의해 암살당할 위기에 몰리자, 중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2012년에는 러시아 한 주간지에 따르면 김정일 사후에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된 이복동생 김정은에 의해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해 호텔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김정남이 묵었던 그랜드 라파호텔 측은 그런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13일 오전 9시쯤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한의 간첩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에게 독침을 맞고 피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이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의 권력 세습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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