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원을 지키는 사람들] <4>간호사

24시간 환자 지키며 간호·간병·보호자 역할도 '톡톡'

사진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사진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간호사는 의사의 처방을 수행하고 진료를 돕는다. '백의의 천사'라는 책임감을 되뇌며 환자를 성심껏 살피고 안정시키는 것도 간호사의 몫이다. 최근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간호사의 역할도 진화하고 있다. 환자를 적극적으로 돌보는 간병 영역까지 역할을 확대한 것이다. 의료질을 높이고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변화지만, 간호사가 짊어진 부담은 더욱 커졌다.

◆식사'배변량까지 확인…환자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

9일 오후 경북대병원 간호간병통합 호흡기병동, 간호사 안성빈(34) 씨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환자를 보고 놀라 달려갔다. 안 씨가 "할머니! 저 없이 화장실 가시다 낙상하면 큰일나요. 도움이 필요하면 호출벨을 누르세요." 몇 번이나 부탁했다. 하지만 환자는 "간호사샘 바쁜디 미안시러버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안 씨는 환자로부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간호 업무와 함께 간병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식사를 보조하고 용변을 처리하며 몸을 닦고 머리를 감기는 것도 모두 안 씨의 몫이다. 간병하면서 업무는 늘었지만 일반병동보다 적은 환자를 돌보며 환자에 대해 보다 깊이 알 수 있어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안 씨는 "신입 간호사들은 노인 환자의 기저귀 가는 것을 아직도 버거워한다"며 "그래도 환자와 스킨십이 늘면서 부쩍 가까워졌다"고 했다.

병동에 보호자가 없기에 간호사들은 보호자 역할도 한다. 의사가 회진을 돌 때 보호자로서 환자의 고충을 대변하고, 의사의 처방을 환자가 알아듣기 쉽게 전달하기도 한다. 환자와 사이가 가까운 탓에 곤란한 일도 있다. "가끔 보호자가 '환자에게 병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거든요. 그런데 환자가 살갑게 굴면서 병명을 물으시면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고민이 돼요."

◆주사에 급급한 신참에서 의사와 상의하는 베테랑으로

간호사들은 보통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하며 24시간 환자를 지킨다. 그래도 병동에서 간호사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간호사 한 명당 17, 18명의 환자를 돌보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매시간 병실을 돌며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 체온을 재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이나 주사를 투여한다. 그 후 처치 내용과 환자의 회복 상태 등을 간호기록에 작성하고 쉴 틈 없이 병실을 돌아본다.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생기면 가장 먼저 의사에게 '콜'하는 것도 간호사다.

새내기 간호사들은 '생명을 돌본다'는 부담감에 실수하며 눈물 쏟는 일도 많다. 경륜이 쌓이면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의해 처방에 변화를 줄 만큼 의학적 지식과 치료 노하우가 깊어진다.

의학적 지식이 쌓이더라도 간호사는 환자에게 치료 과정만 알려줄 뿐, 설명은 의사의 몫으로 남긴다. 한 간호사는 "환자의 주된 관심사는 병 자체보다는 '언제 무슨 치료를 받고, 언제 퇴원하는지'이다"며 "치료 과정만 제대로 설명해줘도 환자의 궁금증은 대부분 해소되고 안심한다"고 했다.

근무 교대 시 업무 인계는 간호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환자의 증상이나 치료내용뿐만 아니라 환자의 요청사항, 보호자 특이사항까지 다음 근무자에게 20~30분에 걸쳐 상세히 설명한다. 간호사들은 "환자의 모든 것에 대해 정확하게 숙지하고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사고 예방을 위해 투약 시 환자를 확인하고 감염 예방을 위해 손소독을 하는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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