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무역'중국 사드보복의 그림자가 지역경제에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경제계가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대구경북 섬유업계의 경우 기술력 개발을 통한 수출 확대, 현지 공장 설립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성기학'섬산련)는 섬유업계 미국 투자조사단에 참가할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투자조사단은 다음 달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과 함께 한국 기업이 입주할 공장 후보지를 답사하고 투자 조건과 인프라 활용 방안 등을 조사한다.
앞서 성기학 섬산련 회장은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만나 현지에 한국 섬유기업 투자를 유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바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4%에서 3%로 내렸고 전력료도 1㎾당 5~6센트에 그치는 미국 내 주요 섬유 산지다. 효성의 타이어코드공장, 대만의 에베레스트 등 여러 섬유기업들이 이곳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섬산련 관계자는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기업의 전략과 아이템에 달렸다. 투자가 곧 성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남들보다 일찍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에는 수출 감소 리스크를 피하는 동시에 미국 내 인지도를 넓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 상대가 없는 핵심 기술을 앞세워 수출 수요를 창출하려는 기업도 많다. 중국이 수입하는 외국산 섬유 비중은 10%에 그친다. 이 가운데 한국 섬유는 8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마저도 고가에 판매되는 고급 이탈리아'일본산 섬유와 달리 한국 섬유는 중저가 의류에만 쓰인다. 이런 이유로 고급 기능성 섬유를 앞세워 수출 확대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산자카드는 매달 100개 이상의 디자인을 개발하는 투자를 통해 소량 생산을 지속하면서도 연매출 1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섬유개발연구원 등 연구기관과의 협업, 국내 패션업체들과의 디자인 공동 개발에도 활발히 나선다. 글로벌 성장둔화 여파로 인해 최근 3년 새 매출 하락세가 뚜렷했지만 수출 거래선만큼은 이어가고 있다. 전체 매출의 60, 70%가 직수출인데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한다. 동진상사는 자체 연구 및 다이텍연구원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기능성 섬유 개발과 원가 절감, 공정 개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미국 잔스포츠, 아스테릭스, 파타고니아 등에 스포츠 의류용 섬유를 직간접 납품한다. 지난해 달성한 연매출 520억원 가운데 95%를 수출에서 냈으며 그중 미국 수출이 40%, 중국 수출이 20%에 이를 만큼 탄탄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동진상사 관계자는 "현재 거래업체가 요구하는 제품을 다른 나라 기업보다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드는 한편, 미래 신기술 개발에 들이는 투자도 아끼지 않는 것이 보호무역 시대에도 살아남는 경쟁력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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