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경주 '실크로드 축제'로 이란과 형제애 다져나가야

경주시가 내달 11~14일 이란 이스파한 체헬스툰 궁전을 중심으로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축제'를 연다고 했다. 눈부신 황금의 나라 신라 천년고도 경주와 찬란했던 페르시아 왕국의 역사를 머금은 이란이 만나는 것이다. 경주시와 이란의 이스파한이 문화교류를 한다지만 이란에 대해 우리가 아는 지식은 많지 않다. 축구에서 월드컵 출전과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우리와 다투던 나라, 핵무기 개발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경제 제재로 수년째 고립됐던 나라 등이 우리가 아는 이란이다.

그러나 이란은 알면 알수록 참으로 매력적인 나라다. 특히 경주와 이란의 인연은 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옛 이란의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는 활발한 교역을 펼쳤다. 경주 괘릉의 서역인 무인상, 경주 박물관의 연주문 문양, 천마총에서 출토된 유리제품 등이 이를 증명한다.

신라 프라랑 공주와 페르시아의 아비틴 왕자의 사랑 이야기는 천년고도 경주가 개방적이고 글로벌한 도시였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이유로 실크로드 출발선이 중국이 아니라 최동단을 경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역사적 근거를 마련한 나라이기도 하다.

또 경제분야에서도 상당한 매력을 지녔다. 이란은 세계 2위의 가스 매장량과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 그리고 한반도의 7.5배 넓은 영토에 약 8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국가다. 문화 분야에서도 드라마 '대장금'과 '주몽'이 9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K-팝 등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고, TV나 스마트폰 등 가전 제품과 자동차도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끄는 등 한국 문화에 매우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나라이다.

지난해 경북도와 경주시는 올 11월로 예정된 세 번째 해외 엑스포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이란 이스파한과 베트남 호찌민을 놓고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호찌민을 선택한 것이다.

호찌민 개최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이란과 신라의 역사적 인연으로 볼 때 호찌민의 엑스포 개최는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해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최양식 경주시장은 "경주가 실크로드 최동단이라는 역사적 근거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란 이스파한시가 적합하다. 이란은 외로운 나라다. 터키처럼 우리가 형제의 나라로 대할 때 터키 못지않은 우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경주시의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 축제'는 두 도시의 형제애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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