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하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 초기에 여성 용의자 2명을 검거했지만, 이번 사건의 배후 규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검거된 용의자들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제3국 국적자로 확인된 데다, 김정남을 모른다거나 다른 사람의 지시로 범행에 나섰다는 등의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용의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일해온 이혼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시티 아이샤'(Siti Aishah)라는 이름의 이 인도네시아 여성이 일하는 나이트클럽에서 그녀에게 접근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도와주면 100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아이샤는 그 돈이 필요했던 까닭에 제안을 받아들였고 김정남이 누구인지 몰랐다고 한다.
이 여성은 다른 용의자들을 알지 못했고, 그들이 코미디 리얼리티 TV 쇼의 제작진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올랐으나 행적이 묘연한 4명의 남성 용의자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사건 당일 공항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던 2명의 여성 용의자 이외에 4명의 남성 용의자들이 더 있다고 보고 이들을 추적해왔다.
그러나 이들 4명의 남성 용의자들은 그동안 공개된 CCTV 영상에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이들의 정체에 대한 추측도 엇갈린다. 4명의 남성 가운데 북한 공작원 등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과 이들 역시 특정 국가 정보기관 요원이 아닌 살인 청부업자에 불과하다는 설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배후설이 '추측'에 불과하다는 말레이시아 부총리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전날 "김정남의 사망 뒤에 북한이 있다는 건 현재 그저 추측"이라면서 "말레이시아 땅에서 발생한 그의 죽음은 두 나라(말레이시아와 북한)의 현재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히드 부총리의 이 발언은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동안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용의자들의 면면 등을 고려하면, 자히드 총리의 발언이 단순한 '말치레' 차원을 넘어설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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