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17일 구속됐다. 삼성 창립 79년 만에 총수가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삼성과 박 대통령 사이에 경영권 승계 전반을 둘러싼 거래가 있었다는 특검의 수사 구도가 더 힘을 받게 됐다. 특검은 이를 계기로 수뢰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을 18일 오후 2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교도관과 함께 호송차를 타고 대치동 특검 조사실로 오게 된다. 구속 후 첫 특검 출석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 씨에게 제공한 자금의 대가성과 부정 청탁 여부를 정밀하게 추궁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 후 첫 조사에선 진술 태도 변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예상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의 밀도와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주식 처분 등 경영권 승계 작업 전반에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고, 여기에 힘을 써 준 박 대통령이 최 씨를 통해 대가를 받았다는 의심 속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특검은 이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만을 남겨놓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은 이 부회장의 구속이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에 예의 주시하면서도 탄핵사유와는 관련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SK'롯데'CJ'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검의 1차 수사기한이 이달 28일로 끝나지만 기간이 연장될 경우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14일 "수사기간을 고려할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진행하기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던 특검이 이날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다른 대기업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이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까지 모두 뇌물로 간주했다면 다른 출연 기업도 수사의 칼날을 쉽게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출연금 규모는 7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CJ는 각각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바라고 자금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면세점 사업 등 현안에서 선처를 바란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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