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하라"

재학생·학부모 항의 집회…경북항공고·오상고는 빠져

문명고 재학생 200여 명이 17일 교내 운동장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김진만 기자
문명고 재학생 200여 명이 17일 교내 운동장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 문명고 1곳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당초 3곳이 신청했으나 구성원 반발과 절차상 하자로 지정이 무산됐다.

경북교육연구원은 17일 연구학교 심의 결과 문명고를 연구학교로 지정, 교육부에 보고했다. 15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 학교는 경북항공고(영주), 오상고(구미), 문명고(경산) 3곳이었다. 그러나 오상고는 교사, 학생들의 대규모 반발로 16일 신청을 자진 철회했고 경북항공고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탈락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정족수가 미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교육연구원은 애초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나 자문을 거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문명고 역시 교장 직인이 빠져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경북교육연구원은 단지 직인이 빠진 것일 뿐 신청 의도를 판단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애초 학교운영위원회에서 2대 7로 부결된 것을 교장이 학부모들을 설득해 5대 4로 통과시킨 것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심의나 자문을 거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반발은 숙지지 않고 있다. 17일 문명고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들은 교내에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사회적 파장과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결정을 하면서 우리에게 의견 하나 물어보지 않고, 이 때문에 죄 없는 학생과 학교만 비난의 대상이 됐다"며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집회에 동참한 학부모 20여 명은 김태동 교장과 면담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역사 왜곡 교과서로 배우는 것에 반대한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지정이 철회될 때까지 서명과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동 교장은 "교육부에 문명고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고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 재고 요청 공문을 보내겠다"며 "오는 23일까지 교육부에서 별다른 답이 없으면 그때 가서 학생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든지 2개 역사교과서를 혼용하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20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결과를 최종 발표한다. 또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학교에 보조 교재 형태로 무상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