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대북제재 칼뺐나…北석탄 수입중단조치가 신호탄인 듯

지난해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갑자기 북한산 석탄 전면 수입 중지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놨다.

이를 두고 중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고 '친중파'로 알려진 김정남 피살까지 겹치면서 중국이 북한에 최고 수위의 강한 불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작년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그나마 석탄 수출이 북한의 주요 수입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중국이 '북한에 석유 공급 중단'이라는 마지막 수단까지는 동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추이 변화에 따라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한이 북미 회담만을 고집하며 불참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대북 석유공급 중단 조치를 단행해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유도한 바 있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이를 무시한 채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중국이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대북 석유공급 중단카드 사용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 추가 대북제재로 중국은 자국 내에 산재한 북한 식당 영업중단, 그리고 북중 접경에서의 밀무역 중단 조치도 꺼내들 수 있어 보인다.

19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부터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이 잦아지자 대북제재에 대한 강도를 지속해서 높여왔다.

자의적인 차원도 있지만 미국의 압박이 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또한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 핵 실험 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그해 4월 석탄·철광석 등을 대북 수입금지품목에 포함했으나 '민생 목적'의 교역은 예외적으로 허용해 제재의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어 지난해 말 새로운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산 석탄수출량에 상한을 뒀고 중국은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결의는 2015년 석탄수출 총량 또는 금액의 38%에 해당하는 4억90만 달러(4천720억 원) 또는 750만t 가운데 금액이 낮은 쪽으로 수출량이 통제되는 구체적인 제재였다.

중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난달 25일에는 공업정보화부, 국가원자력기구, 해관총서 등 5개 부서와 공동으로 핵무기 등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대북 수출금지 리스트를 대폭 추가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이 불거지자 중국 상무부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을 위해 19일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 석탄을 수출해 외화벌이하는 북한에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중국 또한 북한산 석탄이 자국 내 석탄 가격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포기했다는 것은 중국이 단단히 마음을 먹고 북한에 보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북한산 석탄 수입 중지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윤 장관과 왕 부장은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서도 간략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소식통은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에 중국도 화가 단단히 난 것 같다"면서 "중국의 대북제재 과정을 보면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데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금지는 사실상 최고 수위의 불만 표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올해 북한산 석탄 금지를 발표했지만 일선에서 제대로 이행될지 여부다.

기존에도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 발표가 나온 뒤에도 단둥(丹東) 등 북·중 국경에서 금수 물자 밀거래가 성행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발표와 더불어 북·중 교역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통해 국제사회에 신뢰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 발표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북·중 밀무역 단속이다"면서 "앞으로 관심은 중국 정부가 이런 밀무역을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통제할 것인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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