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방천시장과 김광석거리(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의미 있는 사진전이 잇따라 열린다. 장용근 작가의 '보이지 않는 노동'전이 [b]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으며, 김진구 작가의 'The memories of the sunny side'전은 23일(목)부터 예술상회 토마에서 진행된다.
▷'보이지 않는 노동'전=작품 속 방 안에는 침대와 분홍색 이불, 베개가 놓여 있다. 탁자 위에는 작은 거울과 티슈, 방향제 등 일상의 물건이 놓여 있다. 아무도 없는 방은 그저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노란 불빛이 흘러나오는 스탠드와 꽃 장식, 온통 분홍으로 칠해진 벽과 천장은 연출된 연극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그 공간은 여성이 성(性)을 파는 곳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노동'이란 제목처럼 그 방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보기 어렵다. 실체가 있음에도 존재의 기록을 갖지 못하는 곳, 성매매 현장이기도 하며 노동의 현장이기도 한 곳이다.
장용근 작가는 비공식적인 그곳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무심하게' 기록하는 방식을 택했다. 성, 인권, 페미니즘, 자본 등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을 찍으면서도 거기에 작가의 의견이나 감정은 배제했다. 판단을 유보한 채 그저 셔터를 눌렀다. 사람들이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사진으로 증명했다. 장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진을 통해 보이지 않던 공간과 사람, 노동의 일상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3월 5일(일)까지. 010-3811-1229.
▷'The memories of the sunny side'전= "사진은 기록된 그 시점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고, 회화는 감상하는 순간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말하는 김진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미국 유학시절 그곳 풍경과 일상을 담은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지금은 단종돼 구할 수 없는 타임제로라는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찍은 사진 이미지가 형상화되는 과정의 짧은 시간 동안 도구를 이용해 회화 같은 느낌으로 먼저 작업을 하고, 이를 다시 디지털로 재작업한 작품이다. 매니풀레이션(Manipulation) 기법으로 작업한 작품은 따뜻하고 편안한 색채의 회화 같은 느낌을 준다.
김 작가는 "귀국 후 시간이 흐르면서 힘들고 고단했던 기억들이 진한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으면서 그 시간이 참 소중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면서 "이번 전시는 그때를 추억하는 되새김질"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계명대와 대구예술대학 사진영상학과에 출강 중이다. 28일(화)까지. 053)522-8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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